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1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반도를 둘러싼 큰 흐름이 긴장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의제가 아닌 형식에 연연해 대국을 그르친 것이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결렬 원인에 대해 "남이 김양건 북한통일전선부장을 고집한 것도 무리한 요구였고, 또 북이 일시, 장소를 일임해놓고 남쪽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피장파장"이라면서도 "북한을 대화국면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하는데 형식을 갖고 내용에 접근 못하게 된 것은 하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가 새 형식으로 시작하겠다는 의욕은 이해하지만 소뿔을 고치다가 소를 죽여서는 안 된다"며 "과거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 때 네오콘이 북을 상대로 길들이기, 또는 기 싸움에 치중하다 큰 대국을 그르친 아쉬움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북쪽도 고민해서 회담 대표를 내놓아야 하는데 조평통 서기국장을 냈다"라며 "작은데 연연하다 큰 판을 깬 우를 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사회가 남과 북을 어떻게 볼까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며 "한반도가 그동안 전쟁이 나네 마네 이러다가 대화를 하네 어쩌네 그러다보니 모두가 집중해서 (한반도를) 봤다"며 "그런데 느닷없이 무슨 회담대표의 격을 가지고 회담이 무산되는 것이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남과 북의 수준이 이런 정도인가, 이렇게 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도 "북의 사회구조는 우리와 정말 다른 사회구조인데 우리가 자꾸 '격'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불신만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처음부터 (우리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이름을 내놓고 시작하니까 얘기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우리가 당국자 회담이라고 하면서, 좀 더 폭넓게 새로운 체제를 가지고 간다고 하면서 결국 김양건을 고집하다가 이런 화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전부라는 조직 자체가 우리에게는 없다. 당의 조직으로 통일부와 국정원 정도를 더해 놓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북한이) 김양건을 내보낼 테니 남쪽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나오라고 하면 우리가 무엇이라 하겠냐"고 반문했다.
북한의 경직성도 지적했다. 그는 "남쪽도 그렇지만 북쪽도 6년 만에 모이는 모임인데 모임 자체 성격을 생각해서라도 응하는 거지 저렇게 회담을 깨고 나가는 것도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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