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람을 임명하는 것도 중요한 인사행위지만 사람을 물러나게 할 때는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BS금융지주 회장 사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번 BS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를 보면 첫째 BS금융지주는 정부지분이 1%도 없는 완전한 민간금융회사이기에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며 "두 번째로 과거사례를 보면 이런 경우라도 어떤 경영실패를 흠잡아 용퇴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더라도 BS금융지주의 지난 수년간의 실적은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영상의 흠을 가지고 이 사람에게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인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10여 일 전 금융감독원 조영제 부원장은 이장호 비에스금융지주회장을 불러 사퇴를 종용했고 닷새 전 금감원은 이장호 회장의 장기 집권에 따른 독단 등 내부 경영상의 문제가 발견됐다는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임기를 9개월 남겨둔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정신적 압박에 많이 힘들었다"며 10일 중도 퇴진했다 금융당국이 이른바 CEO 리스크를 문제삼아 정부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최소한 현재까지 나타난 상황을 보면 이것은 금융위, 금감원 이런 차원에서 제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창조금융을 표방하는 이 마당에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낙하산으로 관치금융 시도하고 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을 포함한 정무위 속 민주당 의원들도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금융공기업 수장에 관료출신들이 잇달아 낙점된 것을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금융에 대한 비전도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박근혜 정부가 '모피아(옛 재무부, 경제기획원 출신을 마피아에 빗댄 용어) 낙하산'으로 관치금융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제관료 출신인 임영록 사장이 KB금융 회장으로 낙점됐을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그동안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경제관료 출신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이 깜짝 내정되면서 모피아의 금융권 장악 논란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BS금융지주의 후임 회장과 관련 "이 자리에 낙하산을 투하하겠다는 보도도 있다"면서 "애써 금융관료들을 민간 금융회사에 내려 보내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정책에 자신이 없으니 업무추진 시에 인맥이나 동원해 보려는 구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정무위 의원 일동은 관치금융의 종식을 위해 모피아 금융 낙하산 인사들의 즉각적인 사퇴와 민간금융회사 등에 대한 인사압박을 즉각 중단하고 자율적인 인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정부의 가시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관치시도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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