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종합편성채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성격을 부정하는 내용을 보도해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종합편성 채널인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13일, 15일에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을 잇따라 보도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18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33주년 기념 인천행사'에 참석해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부대가 배후 조작했다고 운운하는 것은 5·18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면서 "일본 우익의 아베 신조, 하시모토 발언 등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은 헌법의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것이고, 이를 무력으로 진압한 것은 내란 목적 살인이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하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도 19일 성명서를 내고 "대한민국 정체성의 일부이자 자랑스러운 군사 쿠데타 항거의 역사인 5.18 민주항쟁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일부 종편의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 행태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종편의 5.18 왜곡은 일본의 역사 왜곡과 전혀 다를 바 없다"며 "위안부 망언, 침략부인 망언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극우세력의 역사 왜곡 책동과 5.18 북한개입설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랑스러운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행태는 그 자체로 죄악이며 역사의 준엄한 심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보수언론인 <중앙일보>도 19일 '북한군 5.18 개입' 주장을 보도한 <조선일보><동아일보> 종편을 비판했다. 이 신문 일요판 <중앙선데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두 종편의 보도에 대해 "비록 일부지만 5·18 정신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심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사설은 "소위 '일베'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만큼 저속하고 거친 표현으로 광주의 희생 영령들과 유족들을 욕되게 했다"며 "이미 진상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사실관계 정리가 끝난 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부대의 사주에 의한 폭동'이라고 왜곡하는 등 사회적 용인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설은 "이번 사태는 보수·진보의 입장 차이도 이념 갈등도 아니고 사실과 거짓의 대결일 뿐"이라고 규정한 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어렵사리 국민통합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국민들을 편 가르고 서로 반목케 하는 세력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들은 무슨 노림수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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