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택시법,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됐다"

MB 거부권 행사 놓고 새누리당 내 다른 목소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택시법 처리를 놓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대통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택시법은 국회가 의결했지만 언론을 통해 여러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됐고, 정부 대안도 나왔으므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가) 택시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택시연합회를 방문해 사측과 택시노조의 의견 들었는데, (택시가) 공급과잉이 돼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었다"며 "물가를 의식해 의무는 부과하고, 지원은 하지 않은 문제에는 행정과 지방자치단체의 책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으며 택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에게 약속한 새 정치라고 할 수 있다"며 "어려운 여건에 있는 근로자를 배려하고 세금 내는 국민을 생각해 좋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법은 정치 문제가 아닌 정책과 민생의 문제"라며 "정치권 내부 논리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국회가)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도 국회를 존중해야 하지만 국회도 대통령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다른 의원들은 정부가 제시한 특별법에 대한 택시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필요하다면 '재의결'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은 정부 측에서 후속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며 "정부가 내놓는 특별법 내용을 살펴본 다음 열악한 택시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택시업계의 의사를 참고해 재의결 등 국회차원의 대책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