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 사자성어로 교수들은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택했다.
<교수신문>은 10~19일 전국 대학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30%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을 선택했다고 30일 밝혔다.
제구포신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옛사람은 이럴 때일수록 내 마음에 선과 악이 드러나기 전 그 조짐을 살피고, 세상이 맑아질 지 혼탁해질지 그 흐름을 미리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 것의 폐단도 미리 봐야 한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다"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박명진 중앙대 국문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이 한국 사회에 남긴 생채기를 보듬어야 한다"며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됐다. 새로운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한다"라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최태룡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제는 과거의 행태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생태적 삶을 시민 모두가 함께 꾸려나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장수명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는 "청년세대가 희망을 갖고 새 시대를 시작하고 중년들이 이 나라를 올바른 기초 위에 다시 세우는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제구포신 다음으로 28.4%(176명)가 '원융회통'(圓融會通'을 선택했다. 임기 말까지 불통의 모습을 보였던 이명박 정부와 아름다운 단일화의 실패로 정권교체를 창출하지 못한 야권의 모습은 이제 뒤로 하고 서로가 소통하는 한 해를 열자는 의미로 읽힌다. '원융회통은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백성에게 있다는 뜻이다. 문자 그대로 대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이야기다.
28.1%(175명)가 선택한 '여민동락'(與民同樂 -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다)을 추천한 오항녕 전주대 사학과 교수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백성들이 즐거워야 나라가 안정된다는 진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라고 추천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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