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3호기 제어봉 상단부 안내관에 결함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원전을 둘러싸고 납품 비리, 위조 검증서 부품 사용 등 잇딴 악재가 발생하자 정부가 원전 결함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영광원전 3호기 계획예방정비 중 제어봉 상단부의 안내관 두 곳에 균열이 발생한 것을 지난 3일 발견했다. 한 곳은 깊이 1.08㎝, 길이 2.74㎝이고 또 다른 곳은 깊이 1.18㎝, 길이 5.59㎝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어봉 안내관은 원자로 노심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핵분열 정도를 조절하는 제어봉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배관이다. 지름 12센티미터, 외관 두께 2.5센티미터에 이르는 핵심 설비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제어봉 안내관은 노심과 연결해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손상된 틈으로 제어봉 주변의 뜨거운 물이 흘러 들어가면 방사능 수증기를 발생시켜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광원전 측은 안내관 균열을 발견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구두는 물론 유선과 서면으로 3일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안위나 한수원은 보고받은 이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결함 사실을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영광원전민간감시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영광원전 납품비리와 관련, 1~6호기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안전진단을 촉구하며 영광원전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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