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에게 퇴진 압박을 받아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내년 3월께 퇴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남표 총장은 17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직 사퇴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카이스트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서 총장은 그동안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사건 이후 학생과 교수들의 퇴진 요구가 잇따르자 임기를 채우지는 않겠다고 밝혀왔다. 서 총장은 적당한 사퇴시기를 놓고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월 20일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서 총장이 모든 것을 나에게 위임했고 이사장과 총장 협상으로 총장의 거취를 결정한다"고 발표했으나 서 총장이 이를 부인하면서 한때 거취 문제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 총장은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거취 표명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19일 국정감사에서도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카이스트 총장으로 취임한 서 총장은 교수 정년 심사 강화, 거액의 학교 기부금 유치, 카이스트의 국제 위상 제고 등 대학 개혁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학교 운영 스타일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연속해서 학생이 자살해 서 총장의 학교 운영 방식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카이스트 학생회가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를 예고하고 나섰다. 17일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전체학생 대표자회의를 열고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안건은 전체 학과 대표, 비례 대의원 등 27명 가운데 25명이 찬성하고 2명이 기권해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김도한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원한다"면서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서 총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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