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화수소 증기 확인 후에도 '심각단계' 해제

장하나 의원 "심각단계 해제 위해서는 청와대의 협의 있어야"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지점에 불화수소가 함유된 미스트 형태의 증기가 관찰됐으나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심각단계를 해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11일 "대구지방환경청이 10월 6일 작성한 '구미공단 불산 누출사고 및 대응방안'을 분석한 결과, 국립환경과학원은 29일 새벽 2시30분께 사고지점에서 미스트 형태의 증기가 탱크 주변에 정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1시간 만인 3시30분께 심각단계 경보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육안으로 증기기체가 관찰됐지만 해제조치를 취한 셈이다. 더구나 심각단계 경보를 해제한 뒤, 지자체는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사고반경 50m만 통제한 채 대피한 주민들을 복귀시켰다.

장하나 의원은 이런 상황을 청와대가 보고받았을 거라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화학 유해물질 유출사고' 위기대응 실무 메뉴얼을 보면 환경부는 심각수준의 경보 발령 시에는 대통령실 및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 또한, 위기경보 수준을 수정 및 조장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대통령실 및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

장하나 의원은 "결국 29일 오전 3시30분께 대구지방환경청의 경계경보 심각단계 해제를 위해서는 청와대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메뉴얼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더라면 위기상황접수에서부터 사고상황해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이명박 대통령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9일 열린 제 43회 국무회의에서 "피해보상 이야기는 나오는데 27일 사고 이후 다음 날 해제하게 된 경의나 책임 등에 대해서는 왜 언급이 없느냐"며 사고의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며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