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을 연 건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 이 의원은 국토부가 발표한 공주보 세굴 현상을 두고 은폐·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올해 6월 전까지 공주보 세굴 규모에 대해 상류 2개소, 하류 1개소가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이 의원이 입수한 올해 1월 시설안전공단의 '공주보 긴급안전점검보고서'에는 세굴 지점이 정부 발표의 2배인 상류 4개소, 하류 3개소 등 7개소에 달했다고 밝혔다.
6월 전까지 국토부는 두 차례(2월, 4월)에 걸쳐 공주보 상류에서 2개, 하류에서 1개의 세굴이 발견됐다고 발표해왔다. 공주보 세굴 현상 현황을 파악해 놓고도, 민간에는 절반으로 축소 발표한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셈이다.
이 의원은 "이번 공주보 세굴의 거짓 해명과 축소·은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남은 15개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즉각 16개보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굴 현상이란 흐르는 물에 토사가 씻겨 움푹 패는 현상으로, 이 현상이 발생할 경우 수중 구조물이 쓰러질 수도 있다. 이미 창녕함안보 등 다른 4대강 사업 보에서도 세굴 현상이 발생해 논란이 됐었다.
▲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이 5일 과천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4대강 공사 연내 마무리 위해 위법 행위 의혹도
국토해양부와 문화재청이 4대강 공사를 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문화재지표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위법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미경 의원은 "유승희 민주통합당 의원과 공동 조사한 결과, 국토해양부와 문화재청은 4대강 공사(낙동강 20공구, 청덕수변생태공원)의 연내 마무리를 위해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두 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4월부터 4대강 사업 실시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에 협의의견을 요청한 이후 문화재청의 관련 자료 제출 요구 공문을 4차례 무시했다. 문화재청은 이후 다시 '낙동강 20공구 등 2개 지역에 대한 문화재지표조사 실시'를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지표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조사를 완료했다는 허위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20공구 현장을 방문해 지표조사 미실시 사실을 확인하고도 형사고발 등 어떤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공사가 완료된 현장에서 '표본조사'를 실시한 뒤 추가조사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문화재청의 형식적인 표본조사 실시를 이유로, 문화재지표조사를 사실상 마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매장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지표조사 실시를 위반한 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한다.
이미경 의원은 "문화재청이 낙동강 20공구 2개 지역에 대한 문화재지표조사를 요청했으나 국토부는 '표본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고 문화재청 역시 이를 수용했다"며 "이는 정부끼리 위법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토부는 그동안은 형식적으로라도 법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MB정부 마지막 해가 되자 문화재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까지 공사를 강행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찰 담합 및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4대강 턴키 공사에 참여한 건설사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정부의 관리 소홀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관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4대강 건설사 입찰 담합 행위는 형법의 경매·입찰방해죄와 건설산업기본법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라면서 "담합 행위로 1조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이 건설사에 들어간 것"이라며 건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담합행위를 벌인 9개 대형건설사들은 앞으로 2년 이내 범위에서 공공기관 사업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며 "이는 법률로도 정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임내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낙동강 칠곡보 외에 한강 사업에서도 비자금 조성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한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한 H건설 하도급업체와 재하도급업체 간 세금계산서를 과다하게 끊고 그 차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지난해 12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 7~8차례에 걸쳐 현금과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4대강 사업을 문제 사업으로 규정해 국정감사와 4대강 비리 특별 청문회를 열어 책임소재를 확실히 물을 것"이라며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