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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 주변에서 또 인명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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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 주변에서 또 인명사고

여주보 인근에서 물고기 잡던 어선 뒤집혀 2명 실종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대형 보 주변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여주보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선이 수문에 빨려 들어가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여주보 주변에는 사고를 예방할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까지 합하면 지난 2년간 여주보와 이포보에서 급류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여주보에서 이모(34) 씨 등 4명이 탄 0.2톤급 어선이 오후 1시께 여주보 수문에 빨려 들어가 뒤집혔다. 이날 여주보는 팔당상수원과 한강의 녹조 확산을 막기 위해 수문 12개 중 6개를 열고 물을 방류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박씨 등 2명이 실종됐고, 배주인 이모(34) 씨와 김모(31) 씨 등 2명은 구조됐다. 이들은 여주보로부터 1㎞ 떨어진 상류에서 어망으로 고기를 잡다 엔진고장으로 시동이 꺼져 여주보까지 떠내려 와 수문 근처 급류에 휩쓸렸다.

이 씨는 경찰에서 "어망을 거두려다 엔진이 고장 나 노를 저어 강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거센 물살에 배가 보 수문까지 떠내려가 뒤집혔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준공된 여주보는 총 길이 530m, 수문 12개로 전국 4대강에 건설한 16개 대형 보 가운데 수문이 가장 많은 보이다. 수문이 닫혀 있을 때 보 상류와 하류의 낙차가 5m가량이나 되지만, 보 주변에는 부표 10여 개와 낚시·수영 등을 금지한다는 표지판만 있을 뿐 수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없는 상태다.

호수에 있는 댐 수문과 달리 강에 설치된 보의 수문에는 수위 변동이 심하고 수류 변화가 심해 배가 떠내려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시설물 등을 설치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간 여주보 주변에서는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2010년 8월31일에도 수석 채취를 하던 안모(59) 씨가 고무보트가 뒤집혀 숨졌다. 남한강 폭은 700여m가량이었는데, 당시 수자원공사와 건설사 쪽이 수문을 3개 열어둬 실제 물이 흐르는 폭은 150m에 그치는 바람에 물살이 빨라지고 소용돌이가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17일에는 여주보 하류인 남한강 이포보 근처에서 도하훈련을 하던 육군 장병 8명이 탄 군용 선박이 빠른 물살에 휩쓸리면서 뒤집혀 4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이포보 상·하류 200m 지점에 줄로 연결된 부표를 설치해 배 등이 수문으로 빨려드는 것을 방지했지만, 쓰레기가 줄에 걸려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26일 논평을 내고 "이번 사고는 4대강 사업의 본질적 문제는 물론 강변의 안전 시스템이 이런 사고에 얼마나 무용지물인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재난에도 안내방송이 전부인 4대강변의 안전 시스템이 오늘의 참사를 불러온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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