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4대강 사업 관련, 수자원공사가 개인을 고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0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박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고소를 당한 박창근 교수는 수자원 전문가로 지난 4년 동안 4대강 사업을 비판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시민단체와 함께 '생명의 강 연구단'으로 조직해 단장으로 4대강 현장조사를 주도했고, 지난 2월에는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4대강 공사와 안전성 등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 7일에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낙동강특위 활동을 보고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창녕 함안보의 콘크리트 수직이음부에서 부등침하로 높낮이 차가 발생하자 수공이 철판을 덧씌워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함안보가 와이어식 수문이 고장 나면서 차수벽(Stop Log)을 설치해 보수공사를 진행했으며, 함안보를 비롯한 낙동강 보 전체의 안전도가 최하등급인 'E등급'이라고 밝혔다. 그간 주장해왔던 함안보 세굴 현상 관련해서는 수자원 내부 자료를 공개하며, 수자원에서도 세굴 현상을 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남정 수자원공사 4대강사업본부장은 "함안보의 수문은 와이어식이 아니라 회전방식의 라이징섹터 게이트식이며 단순 테스트를 하는 것을 보고 수문 고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시설안전공단의 안전도 조사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단차를 철판으로 은폐하려 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주장하는 것은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4대강과 관련해 더는 허위사실이 확산하지 않도록 공사 차원에서 고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공사의 고수는 4대강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경대응을 표명한 국토해양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하는 것에 법률적 대응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고소 당사자인 정남정 4대강 사업본부장의 법률대리인을 소환해 고소인 조사를 한 뒤 박 교수의 주소지를 담당하는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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