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부 쏠림'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교수(경제학)의 '한국의 소득 집중도 추이와 국제 비교' 자료를 보면, 국세 통계 연보를 이용해 1979년~1985년과 1995년~201년 상위 계층 소득을 추정한 결과, 2000년대 들어 부의 쏠림은 급속히 빨라졌고, 부유할수록 더 빨리 큰 부자가 됐다는 게 수치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에 들기 위해선 1년 평균 7209만 원을, 5%에 들려면 9709만 원, 1%는 1억9555만 원을 벌어야 한다. 1% 안에서는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 0.5%는 2억7790만 원을, 0.1%는 6억9381만 원, 0.05%는 10억4683만 원, 0.01%는 27억3353만 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현재 소득 상위 1%(38만9464명) 안에 들려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평균 소득(1700만 원)의 6.2배를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1980~1990년대만 해도 평균 소득의 4.5배만 벌어도 상위 1% 안에 들었지만 2000년대 이후 문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1998년 이후 상위 1%가 우리나라 총 개인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7%에서 11.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상위 0.1%의 소득 비중은 1.79%에서 4.08%로 커졌다. 12년 만에 130%가 늘어났다. 최상위층인 0.01%는 더하다. 98년엔 전체 소득의 0.57%를 차지했던 게 2010년엔 1.61%로 182% 커졌다.
문제는 상위 0.1%는 주요 소득원 절반 이상은 사업·부동산 소득(28.9%)과 배당 소득(20.1%)이라는 점이다. 상위 0.1%를 제외한 나머지 1%의 경우, 근로 소득이 65%이고 배당 소득이 2.5%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에서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전에도 발표됐다. 지난달 23일 한국조세연구원이 국세청 국세 통계 연보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 소득금액 1억 원 이상을 상위 1%로 잡을 때, 여기에 포함되는 숫자는 18만 명 정도지만, 이들이 전체 소득의 16.6%로 6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19개 국가와 비교할 경우, 미국(17.7%) 바로 다음으로 소득 비율이 높은 셈이다. OECD 주요 19개국은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평균 9.7%를 차지했다. 3위는 영국(14.3%), 4위는 캐나다(13.3%)였다. 일본(9.2%)과 호주(8.8%)는 조사 국가 평균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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