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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들이 어떻게 나를 믿지 못하냐며…"

"강용석 용서하겠다", 법적 대응 안하기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들의 병역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 등에게 제기하려던 민·형사상 고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 박 시장 아들이 찍은 MRI 사진이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누리꾼 고소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23일 서울시 중구 시청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에 대해 그분들(강용석 등)이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바른 사회, 상식적인 사회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명예훼손 관련 민·형사상 고소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 아들의 의료기록 유출 건은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의료기록 유출 건 관련해서는 어떤 누리꾼이 고발을 해서 형사사건화 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수사가 진행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직접 고소를 하지 않았지만) 의료기록 유출과 관련해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23일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서울시

"아들이 어떻게 아버지가 믿지 못하냐고 침통해했다"

박 시장은 이날 20여 분 동안, 강용석 의원 등이 그간 쏟아 부었던 의혹과 관련해 참담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처음에 (아들이 병역비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굉장히 황당했다"며 "내가 모르는 병역 비리가 있는가 싶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혹시나 해서 집사람과 아들에게 아는 의사에게 의뢰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며 "그러자 아내는 정색을 하며 그럴리가 있냐고 되물었고, 아들은 어떻게 아버지가 아들을 믿지 못하냐고 침통하게 대답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하지만 강용석 의원은 아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을 찍어오면 현상금을 준다고 하고, 아들이 다니는 교회까지 쳐들어가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며 "또한 아들의 여자친구 전화번호도 알아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게다가 SNS에서는 온갖 악담을 퍼부었다. 결국 아들과 나는 함께 집 밖을 나가지 못했고 공포에 질렸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처음에는 어떻게 이렇게 황당한 주장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결백을 믿어 주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하지만 트위터에 들어가면 전부 내게 비난하는 글로 가득했다. 나를 지지해주던 이들은 어디에 갔나 싶었다"며 "충격의 나날이었고 우리 가족들은 점점 침울해지는 걸 느꼈다"고 그간 심정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두 달은 잔인한 계절이었다"며 "대한민국 사회가 이런 사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기억하는 '타진요' 사건(가수 타블로 씨의 학력을 놓고 벌어진 논란)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처음엔 강 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그에 동조한 단체 대표와 몇몇 언론 및 개인들에게 형사 고소는 물론 민사소송도 진행하려 했다"며 "하지만 나와 가족들은 그들을 용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이제 진실을 모두 알고 있다. 이들이 참회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더 확고히 심판을 해주리라 믿는다"며 "우리 사회가 이번 사건으로 조금은 더 성숙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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