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새 노조는 18일 "(기존노조에 있던) 43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전체 조합원(703명)의 60%가 넘는 조합원을 확보했다"며 "대규모 사업장 중 최단기간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노조는 "노조 가입원서를 받으면서 기존 금속노조 산하 노조에서 탈퇴한다는 문서를 함께 받았다"며 "탈퇴서를 모아 한꺼번에 기존 노조에 내용증명으로 보내 기존 노조에서 접수하면 곧바로 탈퇴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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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안 보낸다고 하니 새 노조에 가입할 수밖에…"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수 허수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관계자는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새 노조에 가입한 이 중에는 사무직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100~150명, 현장관리직인 직장이 70~80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기존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던 관리직"이라며 "기존 노조에서는 얼마나 많은 조합원들이 새 노조에 가입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지회에 가입해있던 703명의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은 새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교섭권은 기존노조의 단체협약이 종료되는 올해 7월 새 노조로 넘어간다.
복수노조 체제에서는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 참여노조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된다. 여기서 말하는 '과반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가 아니라 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조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를 의미한다.
차해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새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중 우리 쪽 조합원도 350명이 넘는 걸로 파악되고 있다"며 "새 노조가 자신들에게 가입하면 (무급)휴가를 안 보낸다고 하니 다들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물량이 없어 상당수 노동자를 교육생으로 돌리거나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다.
차 지회장은 "조합원 중 일부는 노조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 우리가 미워서 그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금속노조가 당장 자신들의 생계를 보장해줄 수 없기에 간다고 했다"며 "회사가 우리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니 조합원으로서는 그쪽(새 노조)에 가면 뭔가 있지 않겠나하는 기대심리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물량이 없어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 노조는 생계대책을 마련하고 휴업자를 빠르게 복귀시키겠다고 하니 그간 생계로 힘들어하던 조합원은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상황이 정상화되면 그쪽으로 갔던 조합원들이 다시 우리에게 오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새 노조 위원장인 김상욱 위원장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에서 수석부지회장을 지냈고, '민주노총 탈퇴'를 표방하며 지난해 10월 치러진 지회 임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당시 차해도 후보가 55.1%의 득표율로 지회장에 당선됐고, 김상욱 후보는 32.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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