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군대에 있을 때 한 번은 전산병과 교육장교 사이에 "누가 워드를 더 빨리 치나" 내기가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애국가 1절부터 4절까지 오타 없이 가장 먼저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전산병의 승리였습니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컴퓨터를 거의 써본 일도 없던 저는 그 광경을 신기하게 봤습니다. 당시 전산병은 "내가 300타가 넘지"라고 우쭐해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기자가 되고 국회 출입을 하던 시절, 기자들은 매일 아침 정당 회의에 들어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노트북으로 받아칩니다. 누군가 입을 떼고 말을 시작하면 20~30명의 기자들이 일제히 자판을 두드리면서 내는 "두두두두두두"하는 소리가 웅장하게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말을 잠시 멈추면 "두두두두" 소리가 그치고 적막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지금 나는 얼마나 타수가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어, '한컴타자교실'을 실행시켜 측정을 해봤습니다. '평균 타수 520타, 정확도 99%'
어릴 적에는 제법 글씨 좀 쓰는 편이었는데, 컴퓨터로 글을 쓰게 되다보니 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어지니 글씨가 점점 모양이 구겨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취재를 할 때도 노트북을 꺼내서 두드리는 시대니까요. 글씨가 망가지는 것은 물론 이제는 아예 컴퓨터가 없으면 글이 써지지 않습니다. 손이 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바꾼 일상은 또 있습니다. 처음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로그인'이라는 행위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출근을 해서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 로그인부터 합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창을 4개 띄워놓고 사내 전산망, 메일 서비스, 네이버 카페, 프레시안에 '로그인' 합니다. 4개 서비스 중 2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제각각이지만 이제 익숙해져서 사이트 첫 화면을 보면 머리보다 손가락이 먼저 움직입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독자 여러분의 '로그인'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까 해서였습니다. 프레시앙에 가입한 뒤 프레시안의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시기 위해서는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이 아래 '광없페' 프로젝트 배너에는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여드리는 체험 페이지가 링크돼 있는데, 이 링크를 클릭하는 것도 귀찮아 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여기에 이미지로 비교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광고 '있는' 페이지(위)와 광고 '없는' 페이지. ⓒ프레시안 |
백문이불여일견. 어떠세요. 깔끔하긴 하죠? 웹 화면에서 직접 체험해보고 싶으시면 다음 링크를 눌러 보세요. (☞광고없는페이지) 처음 이 서비스를 고안하면서 'IP주소를 기억해 자동으로 로그인하게 하느냐'를 두고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로그인'을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상의 이유로 부득이 '로그인'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 웹브라우저의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 로그인하면 쿠키 기록이 남아 자동 로그인 되로록 웹브라우저를 설정해 두시면 더욱 편리하게 '광없페'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덧 매일 아침 프레시안 사이트에서 손가락이 먼저 '로그인'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참, "로그인" 버튼이 너무 작다는 프레시앙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2월 홈페이지 개편 시에 참고해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
[지난 회 보기]
①"굶길 순 있어도 울릴 순 없다"
②구글에서 날아오는 수표 한 장
③금요일 밤마다 찾아오는 벌레들
④2005년 황우석, 2008년 촛불…살벌한 추억
⑤TV보면서 기사 쓰는 기자들? '어뷰징'의 유혹
⑥구글이 한국을 점령하지 못한 이유는?
⑦MP3, 개별 구매-월정액 구매? "이런 고민을 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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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라도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시려면 하단의 캠페인 배너를 이용하시거나 다음 링크를 클릭 하십쇼.
☞프레시앙 가입
안녕하세요. 프레시안 전략기획팀장 김하영입니다. 프레시안이 2012년 새해를 맞이해 '광없페'라는 생소한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광없페'란 '광고 없는 페이지'를 줄인 말입니다. 자발적 구독료, 혹은 후원회원을 뜻하는 '프레시앙'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프레시안 애독자들에게서 "지저분한 광고를 안 볼 수 없느냐"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이에 '프레시앙'들에게는 광고가 전혀 없는 웹페이지를 서비스하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광고수입이 매출의 상당비율을 차지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게 2011년 4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홍보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직 이 획기적인 서비스를 모르시는 독자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올 1월부터는 광고 없는 페이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 캠페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광없페'가 단순한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디 목적은 '프레시앙'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서이지만 이렇게 제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독자 여러분들과 독립언론의 길, 광고에 대한 담론, 더 나은 인터넷 환경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광없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생각, 고민이 담긴 기고도 환영합니다.(보내주실 곳: richkhy@pressian.com)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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