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오후 진행한 '원순씨의 서울e야기'라는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서 마무리 멘트를 통해 "한미FTA 통과 과정도 그렇고 물대포도 그렇고 우리 시민들을 이렇게밖에 대할 수 없는지 나도 가슴을 여미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비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인 방송인 김미화 씨는 이날 현병철 인권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어제 수많은 시민이 인권위 앞에 모여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고 영하의 날씨에 경찰이 물대포를 쏴댈 때 어디에 계셨느냐"며 "엄동설한 무방비 상태의 시민에게 무차별 물대포를 난사하는 공권력의 폭력을 목격하면서 도대체 이 나라 국민의 인권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씨는 "나는 인권위 홍보대사로 인권위가 국민 곁에 바로 서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인권을 위해 싸워 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수많은 위원이 사퇴했을 때도 남아 있었다"며 "오늘도 침묵한다면 인권위 홍보대사 직을 즉시 내놓고 내일 예정된 인권위 10주년 행사의 진행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FTA 비준안 처리 반대 촛불집회 후 시민과 대치한 경찰이 물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
야당 의원도 비판에 나섰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미FTA 날치기처리 규탄대회에 참석한 시민들, 심지어 인도에 있던 시민들에게까지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강제 연행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경찰의 과잉폭력진압"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매섭게 추운 날 밤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었는지, 국민의 신체와 생명 등에 위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는지 경찰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경찰이 사용하는 물대포는 그 수압도 무시무시하지만 한파가 몰아친 어제 같은 날씨에는 거의 살인병기나 다름없는 무기"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맞은 즉시 물이 얼음이 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살점이 찢겨져 나갔다는 피해사례가 부지기수이며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며 "경찰이 아예 시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도 물대포 사용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물대포를 맞은 시위 참여자들이 얼굴에 고드름이 얼고 옷이 찢기는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며 "불법 시위는 엄정한 법집행이 있어야 하지만 체감 기온이 영하의 날씨에 물대포를 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엄동설한에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것은 오히려 마음을 얼게 하는 반응을 낳을 수 있기에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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