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됐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 2000여 명이 여의도 산업은행에 모여 "날치기 통과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미FTA 비준안 규탄 집회를 열었다.
무대에 선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참으로 죄송하다"며 "망국의 한미FTA가 날치기로 통과되는 걸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 의원은 "진짜 폭탄이 있었다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폭파시키고 싶다"며 "한미FTA 비준안이 무효화가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김선동 의원은 이날 비준동의안 처리 시도에 항의하며 최루탄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의장석에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김 의원은 집회 참석 시민들에게 '윤봉길'이라는 환호를 받기도 했다.
조승수 무소속 의원은 "18대 국회는 오늘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이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의원은 "하지만 절망하지 않는 건, 여기 모인 시민들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힘이 민주주의와 헌법, 국회, 그리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비준안 통과 뒤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의사일정을 모두 거부하자고 제안했다.
▲ 여의도 산업은행에 모인 시민들. ⓒ프레시안(허환주) |
"한미FTA 비준안 무효로 만들자"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했다.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마지막 수단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며 "그 뒤, 한미FTA 비준안 무효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합 의장은 "350만 농민이 절규하고 있다"며 "작년 소, 돼지, 닭 등 1000만 마리를 살처분한 농민들이 이젠 자신들을 살처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우리 농민은 그간 많이 인내했다.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 정권의 퇴진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주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강실 한미FTA 범국본 공동대표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하지만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는 앞으로 역적 151명과 민주당 내에서 우리를 배신한 의원들을 잊지 말자"며 "이들이 우리 운명을 좌우하는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그들의 정치 생명을 끊도록 하자"고 말했다.
윤희숙 청년연대 대표는 "주권 파는 한미FTA 비준안 통과에 나선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지 못하도록 청년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는 약 20여 분간 진행됐다. 이들은 여의도 집회를 마친 뒤, 저녁 8시 30분께 명동에서 다시 집회를 열기로 했다.
▲ 규탄 집회에 앞서 범국본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프레시안(허환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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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국회는 경호관이 발동돼 출입이 통제됐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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