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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우린 무엇을 주저하고 있습니까?"

[현장] 공지영, 여균동 등 참여한 <도가니> 문화제

"몇몇 가해자가 징역을 사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폐쇄된 공간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광주 인화학교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도가니>에서 배우 공유가 맡은 역할의 실제 주인공 김영목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인화학교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했다.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광주 인화학교 문제는 인화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광주 인화학교 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원회' 주최로 영화 <도가니> 원작자 공지영 소설가, 여균동 영화감독, 김영목 목사(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 대표), 인화학교 졸업생 등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정부는 지난 7일, 일명 '도가니법'인 '장애인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대책'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이것으론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 공지영 소설가와 김영목 목사. ⓒ프레시안(이명선)
공지영 "부담 커서 소설 못 쓴다"

공지영 씨는 "<도가니>가 이슈가 된 이후, 부담감이 매우 커져 다음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도가니> 황동혁 감독을 만났는데 그도 나와 같은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 씨는 "소설이라는 건 정치와 언론 등이 걸러내지 못하는 작고 미세한 현실을 통해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능을 가진다"며 "그런 부분에서 소설 <도가니>를 통해 가해자들을 양심의 법정에 세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공 씨는 "소설을 쓰고 난 뒤,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무엇보다도 청각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니 많은 부분에서 시각이 바뀌게 됐다"고 자신의 변화도 설명했다.

영화로 이슈가 됐지만, 금세 관심이 사라지진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인화학교를 다녔던 졸업생은 글을 통해 "과거 온몸을 절망으로 떨었을 때에도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 곳은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도가니>는 우리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내는 소중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졸업생은 "하지만 우리는 <도가니>를 통한 사람들의 분노와 관심이 금방 사라진다는 걸 잘 안다"며 "이에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지기 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아무리 해도 되지 않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도가니> 한 편으로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며 "우리가 주저할 것은 없다. 사회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이명선)

"비리 뿌리 뽑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돼야"

앞서 대책위는 여의도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법 개정을 위한 10만인 시민청원운동을 선포했다.

이들은 "도가니 사건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늘 있어온 인권침해, 족벌운영, 보조금 횡령, 장애수당 갈취, 후원금 착복 등의 비리가 표면에 드러난 것일 뿐"이라며 "200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운동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한나라당은 이를 '사회주의적 사고'로 몰아붙이며 법 개정을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도가니 사건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이런 비리를 원천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사회복지사업법'이 꼭 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공익이사제 도입 △탈시설·자립생활 우선의 정책 △계약에 의한 시설 입·퇴소제 도입 △성폭력범죄자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자는 시설 종사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표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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