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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 교수 재임용 탈락 시도?"…내홍 겪는 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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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 교수 재임용 탈락 시도?"…내홍 겪는 상지대

이사회, 정관 개정안 강행에 학내 구성원 반발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 상지대학교가 정관 개정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개정되는 정관은 총장 권한으로 있던 교원 재임용권과 보직인사권을 이사장에게 이전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등 학내 구성원은 이번 개정안이 김문기 구재단 복귀를 반대해 온 교수를 솎아내기 위한 시도로 판단하고 있다.

학교법인 상지학원은 지난 5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개정소위원회를 구성, 정관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상지학원 이사회는 지난 4개월 동안 소위원회 회의와 이사회 토의 등을 통해 개정안을 확정, 오는 10월 6일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을 보면 교원의 승진 및 재임용권을 이사장이 행사하도록 하고 (기존 총장권한), 부총장, 처장, 학장, 대학원장에 대한 이사장의 보직인사권을 확보하고 (기존 부총장, 부학장만 이사장이 인사권 행사하고 나머지는 총장권한), 이사 임기의 중임제한을 폐지하는 (기존 4년 중임으로 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법인사무국장의 자격을 교수는 배제한 채 2급 및 3급 직원 중에서 임명하도록 하고 (기존 교수 및 직원), 개방이사추천위원 중 상지발전재단 1인과 총동문회 1인 추천권을 회수하고 대신 학교법인에서 이를 추천하도록 했다.

ⓒ프레시안(허환주)

"이사회는 교수 견제 장치가 없다"

이를 두고 이사회 측은 상지학원 정상화를 위해서 정관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상지대 구성원은 재단에 비판적인 교수를 솎아내고 사학재단의 지배권을 재확립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번 개정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학내 구성원의 역할은 축소되고 이사회의 역할은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총장의 교원 및 보직인사권이 박탈당함과 동시에 이사회가 직접 인사권을 행사, 결국 교수들은 이사회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사의 중임제한 폐지와 법인사무국장 인사에서 교원을 제외한 것은 이사 중심의 학교 운영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채영복 상지학원 이사장은 이번 정관 개정안을 두고 "사립학교법의 취지대로 정관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채 이사장은 교원 재임용권을 이사장이 행사토록 하는 개정안을 두고 "사립학교법에는 교원 임명권을 이사회에 두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 대학에서는 이사회에서 재임용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 이사장은 "상지대의 경우, 총장에 권한이 집중돼 있어 이사회는 교수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인사권은 최고 책임자인 법인과 이사장에게 있어야 하지만 (학내 구성원이) 이것을 다 빼앗아 갔다. 그걸 다시 복원하자는 것"이라고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 이사장은 "개정안을 두고 학내 구성원 중 일부는 학교 법인이 횡포를 자행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 대학은 없다"고 덧붙였다.

채 이사장은 "그간 상지대는 20년 가까이 김문기 전 이사장을 팔면서 교수들과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싸워왔다"며 "매일 김문기 탓만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 교수도 상당수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상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가 충분히 예상되는데 왜 하려는지…"

반면 상당수 학내 구성원은 정관 개정이 문제가 있다는 견해다. 정대화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상지학원 이사장은 지난 6월 13일 교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사장 권한이 너무 비대하다며 총장에게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정관 개정안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상지대 교수들은 1990년대 초반, 김문기 구재단과 싸우는 과정에서 20명에 가까운 교수들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며 "물론 이후 대부분 복귀가 됐지만 재임용권한과 관련해서 교수들은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에서 재임용권한을 가질 경우, 다시 대량 재임용 탈락 사태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재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게 될 거라고 주장한다.

정 위원장은 "재임용권 관련해서 다른 대학은 이사장이 그 권한을 대부분 갖고 있지만 대부분 대학에서는 거의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며 "하지만 우리 학교 이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일례로 현재 공석인 부총장 자리를 거론하며 "총장이 부총장에 적합한 인사를 제청해도 이사장은 승인하지 않는다"며 "결국 아직 부총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이 승인을 넘어, 사실상 인사권을 쥐고 흔들 수 있다는 것.

정 위원장은 "학내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학교상황이 조금도 안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구성원의 강력한 반대를 충분히 예상되는 정관 개정안을 밀어붙이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학교를 혼란으로 몰아갈 정관 개정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상지대 비대위는 10월 4일 오후 3시, 교내에서 정관개정에 반대하고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또한, 이사회 당일에는 항의행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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