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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랜드마크, 결국 삼성 품으로…'밀어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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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랜드마크, 결국 삼성 품으로…'밀어주기' 논란

용산역세권개발, 입찰기준 변경으로 삼성 '밀어주기'

건국 이래 최대의 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확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입찰 기준이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적용됐다는 것.

사업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최근 '랜드마크 빌딩 시공건설사 우선협상자'로 6개 평가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위인 현대건설과의 점수 차는 0.52점.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삼성물산을 선정한 이유를 두고 "최고층 시공 기술력을 인정받은 게 수주 성공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162층, 828m),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101층, 509m),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타워(92층, 452m) 등 세계 1, 2,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초고층 건물을 모두 시공했다.

ⓒ용산역세권개발

입찰 조건을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적용

이번에 세워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은 여의도 63빌딩(16만6100m²)의 두 배 이상인 총면적 38만1904m², 높이 485m(100층) 규모로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사업비 1조 원)를 제치고 사상 최고액의 단일 건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랜드마크 빌딩은 약 1조4000억 원이 든다.

하지만 용산역세권개발(주)이 일반적인 입찰과 다르게 입찰 조건을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적용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주)에 따르면 랜드마크타워 시공사 심사기준은 △신용등급(100점 만점에 차지하는 비율 30%) △시공능력(20%) △시공실적(20%) △공사기간(10%) △전환사채(CB) △인수 참여(10%) △공사이익비율(10%) 등 6개 항목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시공능력 부문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공사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토목(도로·교량·철도 등을 건설·보수하는 공사) 능력과 건축 능력을 함께 고려하는데 이번 입찰에서는 삼성물산이 강점을 보이는 건축 부문만 떼내 평가했다.

최근 3년 동안의 평균 토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현대건설이 1위, 삼성물산이 2위다. 하지만 건축 실적만 따지면 삼성물산이 1위, 현대건설이 2위로 순위가 바뀐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5개 항목에서 똑같이 만점을 받았지만, 시공능력에서 0.52점 차이가 났다. 삼성물산은 결국 이 점수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이 참여하는 사업이라는 '긍정적' 이미지 효과?

용산역세권개발(주)의 대주주로 사업을 주도했던 삼성물산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토지대금 지급보증 요청을 거부하고 경영권을 반납했는데도 시공권을 딴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현 상태로는 사업성이 없다"며 토지매입 중도금 4조7000억 원을 준공 시점까지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코레일 등과 갈등을 빚다가 용산역세권개발㈜의 경영권을 반납하고 단순 투자자로 내려앉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도 손을 뗀 사업"이라며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했었다.

이번 결정으로 용산역세권개발은 삼성이 참여하는 사업이라는 '긍정적'인 인상도 심어주고 싶었을 거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삼성과 소원해진 관계가 개선되는 게 구성원 전체의 바람"이라면서도 "다른 회사에 주고 싶었지만 평가 결과 삼성물산이 공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됐기에 맡겼을 뿐"이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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