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한진중공업이 6일 아시아 지역 선사와 4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4척을 약 2억5000만 달러에 건조하는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군수지원정 2척도 함께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251m, 폭 37m, 깊이 20m에 20노트의 속력으로 운행되는 연료절감형 최신 선형이다. 군수지원정은 해군의 해상작전 지원 및 물자보급용 함정이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은 200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배를 수주했다. 상선과 특수선에서 동시에 일감을 확보한 것. 지난달 27일 노사합의 이후, 신규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수주 배경을 두고 노사 간 타결소식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과 최단 납기의 가능성이 수주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리 수주를 해놓고 구조조정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수주를 두고 말들이 많다. 미리 수주를 해놓고 구조조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발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장현 민주노총 부산양산지부 교육선전국장은 "그간 한진중공업이 선박을 수주했다는 소식은 암암리에 돌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 국장은 "사측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의 이유로 지난 3년 간 단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며 "이에 오래 전에 선박을 수주했어도 이를 발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은 "결국 구조조정을 받아들인다는 노조 집행부와의 합의를 마친 뒤, 수주 사실을 발표했다"며 "모든 게 정해진 각본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민영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리 수주를 해놓고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뒤 발표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두고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수주한 선종을 보면 중형 선박으로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가장 잘 만드는 배중에 하나"라며 "예전부터 한진중공업에서 수주를 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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