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오락게임 바다이야기 관계사인 우전시스텍의 이사 재직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겪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노지원 씨가 이 회사 입사 당시 이사가 아니라 아예 '대표이사'직을 제의받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청와대 1부속실에서 근무하면서 노 대통령을 최근접 수행했던 이진 전 행정관이 지난 해 12월 출간한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에 나온 친인척 관리 사례가 바로 노지원 씨 이야기라는 것.
노 대통령 "이사 이상은 하지 마라"
이 책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조카가 어떤 기업으로부터 CEO 자리와 함께 거액의 주식 옵션을 제안 받았다는 내용의 민정수석실 보고서를 보고 진노했다. 이 책에는 실명이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는 그 조카가 바로 노지원 씨이고 그 어떤 기업은 바로 우전시스텍이라고 인정했다.
이 책은 노 씨가 그 자리를 포기하라는 민정수석실의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자 민정수석실이 그같은 사실을 노 대통령에게 직보했고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당장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니 당장 그만둬라"며 30분 동안 호통을 쳤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에도 "조카를 영입한 회사 사장을 만나 제안을 철회하도록 하고, 안 된다 하면 앞으로 특혜 관련 조사를 계속 하겠다고 하라. 그래도 안 되면 사전 보도자료를 내 그런 일이 있었다고 밝혀버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민정수석실의 중재로 노 씨가 두 가지 제안(CEO자리와 스톡옵션)을 다 포기하고 이사만 맡는 것으로 일단락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노 대통령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4년 3월 '대선자금등과 관련한 특별기자회견'에서 엄정한 친인척 관리를 강조하며 이 사실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조카가 KT에 다니다가 나와서 무슨 회사에 사장으로 영입된다며 주식도 좀 받는다고 했다"며 "불러서 못하게 했다"고 밝혔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네 깜냥이면 기껏 잘해야 이사 정도 할 수 있을까 하니 이사 이상은 절대 하지 마라, 하면 세무조사하고 그냥 안 둘 테니까 하지 마라'고 했다"며 "그래서 조카는 기술이사를 하고 있다"며 "마음이야 명함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덕 좀 보고 싶겠지만 잘 안 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민정수석실 내사결과 상세히 밝힐 예정
청와대는 이를 근거로 "그만큼 대통령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친인척 관리를 철저히 해 오고 있다는 뜻"이라며 "바다이야기, 지코프라임과 노지원 씨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2004년 3월에 받았던 스톡옵션 10만 주는 노 씨뿐 아니라 회사임원, 부장, 과장 등 12명이 회사 기여도 등에 따라 받은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 씨 등이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받은 시점은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노 씨 사례를 언급하며 "주식도 못받게 했다"고 말한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여서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 씨는 2003년 9월 우전시스텍 입사 전후에 이 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52만2000주(14억 원) 중 28만 2600주(18.5%)를 액면가 500원, 예정발행가 920원으로 취득했다. 취득금액은 총 2억5900만 원 정도다.
한편 지난 6월부터 이 문제를 내사해 온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0일 중으로 브리핑을 열어 상세히 해명, 사태를 조기진화 한다는 계획이다. 21일에는 검찰도 이 사태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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