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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에서 공포가 일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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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에서 공포가 일상화됐다"

연례보고서 발표…한국지부 "인권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공포가 일상화됐다."

12일 발표된 한국과 북한 등 159개국의 인권상황을 담은 '2011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Amnesty International Annual Report)에 담긴 문구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 조사된 대한민국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에 3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국제인권단체다. 이 단체는 세계 각국의 인권상황 조사를 기반으로 지난 1년간의 세계인권 관련 이슈와 상황을 정리해 매년 연례보고서를 펴낸다. 이 보고서는 인권현황 자료로서 국제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권보고서다.

"인권의 관점은 사라지고 인권이 억압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 보고서' 편을 통해 "인권의 관점은 사라지고 안보의 논리로 인권이 억압되고 있다"고 한국의 인권 상황을 표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작년 한 해를 돌아본다면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가 굉장히 증가했다"며 "서해상에서 몇 차례 남북 간 충돌 발생 이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8월까지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된 사람은 106명, 수감된 사람은 13명이다. 또 같은 해 말까지 평화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혐의로 수감된 사람은 최소 7명이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공안 사건을 빈발하게 만들면서 공포를 일상화하기도 했다"며 "뿐만 아니라 집회가 사실상 허가제로 돼 많은 영역에서 집회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인권위는 일부 중대 인권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행동하지 않아 독립성과 권위가 훼손됐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상임-비상임위원들 및 전문위원들이 사임했고, 그 직책에 새롭게 임명한 인사는 정치적 동기를 가진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가보안법의 무리한 적용의 근거로 △참여연대가 천안함 침몰 조사보고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서한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데 대해 검찰이 형법상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 점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국정원이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청구한 점 △사회주의노동자연대 오세철 교수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7년을 구형한 점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집회의 자유 억압과 관련해서는 △G20정상회의 당시 경호안전구역 내 시위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한 점 △필리핀 활동가 7명이 G20 대응을 위한 NGO 회의 준비를 위해 입국하려다 거부되고 강제 출국된 사건 △검찰이 용산 범대위 박래군 집행위원장과 이종회 공동대표에게 불법집회 개최 등으로 각각 징역 5년 4개월과 4년을 구형한 점 등을 들었다.

"한국에서 인권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남영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은 "연례보고서는 유엔 인권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료"라며 "그 나라의 인권이 어떤지 판단하는 가장 기초가 되고 기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이사장은 "그간 한국의 인권은 현 정권이 들어온 이후,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아예 인권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 당국의 늑장대처로 매년 5세 미만 영유아 4만여 명이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리고 이 중 2만5000명은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가 최소 6곳 있으며, 정치범 수감자들은 강제노동과 식량·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작은 위반 행위로도 처형당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도록 강요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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