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18분 분량의 안보영상물을 3일부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에 배포했다. 이 영상에는 북한의 도발 이유를 3대 세습체제 굳히기, 주민 불만 억누르기, 우리 국민 갈라놓기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우리 국민 갈라놓기'에 대한 설명 부분. 동영상에서 강사로 나선 이준기 씨는 학생들에게 북한 도발의 이유를 설명한다. 이준기 씨는 "친구들은(학생들)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북한군이 한 것인지 아닌지 벌어졌던 논쟁을 기억할 것"이라며 "선진 각국 권위자들이 참여해 밝혀낸 것들조차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을 갈라놓았다"라고 말한다.
▲ 영상에서 이준기 씨는 군복 복장으로 아이들ㅇ게 안보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국방홍보원 |
이준기 씨는 "만약 그때 그렇게 싸우지 않고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연평도 도발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지금도 북한 정권은 한국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분열이 계속돼 또 다른 도발에 대한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러한 발언은 연평도 사건의 책임을 천안함 사건 당시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누리꾼(저스티스)은 "군대가 똑바로 못해서 당해놓고 국민 분열을 핑계로 대고 있느냐"며 "이준기를 내세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에게 80년대식 반공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 (노들강변)은 "시대착오적인 반공교육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 의도가 궁금하다"고 분노했다. 그는 "국가 안보의 허술함에 대한 책임전가, 남 탓이야말로 교활한 이명박 정권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며 "천안함 사태를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함으로서 생긴 의혹을 마치 반공교육이 잘못돼서 생긴 것처럼 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10일 논평을 내고 "배우 이준기 씨의 신세가 참으로 처량하게 됐다"며 "군복무 중인 이준기 씨가 과연 평소 본인의 소신을 이야기한 것일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여전히 수많은 의혹이 나아있는 천안함 침몰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학생들에게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내용을 주입하는 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더욱이 유명 배우를 반공교육의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 자체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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