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비리 전력 재단을 불러 들이는 사분위, 상지대 다음은 누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비리 전력 재단을 불러 들이는 사분위, 상지대 다음은 누구?

[사립대 분쟁 도미노③·끝] 이미 시작된 사학 분규 소용돌이

2010년도 국정감사가 개시됐지만 국회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갈등을 벌이면서 파행되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전 이사장 복귀를 둘러싸고 촉발된 이 분쟁은 상지대뿐만 아니라 광운대, 경기대, 대구대, 덕성여대 등으로 확산되면서 '사립학원 재단의 공공성과 운영권'에 대한 사회적 쟁점화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이 김문기 반대 측을, 한나라당이 김문기 측을 지원하며 정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분위와 상지대 사태를 다시 조명한다.<편집자>

지난 7일 10여 명의 대학생들이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주변에 모였다. 광운대, 덕성여대 학생들이었다. 현수막을 펼친 뒤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총학생회장들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과거 대학운영에서 구재단이 저지른 비리와 독재로 남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일말의 양심도 없는 비리구재단과 그들을 비호하는 사분위는 또다시 대학을 깊은 상처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려고 하고 있다. 2기 사분위가 저지른 구재단 복귀 결정과 회의록폐기 등의 만행은 절대로 용서 받을 수 없다. 이에 학생들은 대학의 민주화와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비리재단과 사분위에 맞선 힘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비리재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국의 사립대학들과 함께 연대하여 기필코 사분위와 비리구재단 세력의 극악한 책동과 복귀음모를 막아낼 것이다."

▲ 7일 열린 덕성여대, 광운대 총학생회의 공동 기자회견. ⓒ프레시안(김하영)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상지대학교를 사실상 비리 재단에게 넘겨줌으로서 아직까지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온 대학들이 학원 정상화 절차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비리를 저지르고 떠난 구 재단 인사들이 다시 학교로 들어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열린 조선대, 세종대 등의 심의에서도 사분위는 비리를 저지르고 학교를 쫓겨난 구 재단 쪽 주장을 존중하는 입장을 확인했다. 현재 사분위에서 대학 정상화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에 있는 대학은 광운대, 덕성여대, 대구대, 경기대 등 6개 대학이다. 보수 색깔이 짙은 사분위는 이들 대학에도 구 재단 쪽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거 학교를 쫓겨난 구 재단 측 인사들은 심각한 비리를 저질렀던 인사들이어서 이들이 학교에 다시 돌아올 경우, 학교가 다시 분규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 자칫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덕성여대

덕성여대 이사장인 박 아무개 씨는 1997년 한상권 사학과 교수를 부당하게 재임용에서 탈락시킴으로서 덕성분규를 야기 시켰다. 당시 교육부에서는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박 이사장은 146건의 불법 부당한 학사간섭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그해 10월 교육부에 의해 이사 및 이사장 취임 승인을 취소당했다.

이후 1999년 3월 교육부 중재에 의해 이문영 이사장 중심의 임시이사진이 덕성여대에 파견됐다. 이문영 이사장을 포함한 4명의 임시이사들은 한상권 교수를 복직시키고 이어 1990년에 해직되었던 교직과 성낙돈 교수를 복직시키며 그간 문제가 됐던 부당한 학사간섭을 바로잡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박 이사장의 동생인 박 아무개 상임이사와 그의 아들 박 아무개 이사 등 박씨 가문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2000년 6월 이문영 이사장은 학교 정상화에 한계를 느끼며 교육부와 재단에 항의성 사표를 제출하고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그 뒤 박 씨 족벌 이사회는 당시 이사였던 함세웅, 방정배 이사 등을 부당하게 해임하는 한편 자의적으로 특정 연수과정자들을 전임 교수로 전환시키는 대규모 인사 비리도 저질렀다. 결국 이러한 비리로 2000년 11월 국정감사도 받게 됐다.

2001년, 학교에서 쫓겨난 박 이사장이 교육부를 상대로 대법원에 낸 임원 승인취소처분 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해 이사장으로 복귀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졌다. 부당한 교수 재임용탈락으로 인한 학사행정 파행, 결원 이사 미 충원, 무리한 보직교수 해임 등으로 학내 분규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박 이사장은 다시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지금까지 임시이사제가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고 구 재단 측 인사들이 학교로의 복귀를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9월 임시이사 임기가 만료됨과 동시에 박 전 이사장과 가족 등은 자신들이 포함된 이사진 복귀 안을 교과부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운대

광운대의 경우는 설립자의 자식들이 학원 곳곳에 포진해, 비리와 횡령을 벌여 학내 분규가 발생했다. 설립자의 자녀들이 재단 일에 관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광운대는 지난 93년 71명의 신입생에게 70억 원가량의 기부입학금을 받는 등의 입시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며 당시 총장이었던 설립자 아들 조 아무개 총장이 사퇴했다.

조 총장은 당시 입시 비리가 터져을 때 미국에 있었다. 그는 이 사건이 조용해질 때까지 미국에 있은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광운대 설립자의 손자인 조 아무개 씨는 광운학원 재단 재무담당자로 일하면서 재단 수익금 등 62억여 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조 씨는 1996년부터 광운학원의 재단 사무국 기획관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비리를 저질러 왔다. 당시 광운대는 입시부정사건 등으로 교육부에서 97년부터 임시 이사진을 파견, 재단을 관리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조 씨는 2000년까지 기획관리부장으로 근무했다.

조 씨는 당시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법인도장을 이용, 98년 12월 모 은행 법인계좌에서 1억5000만 원을 인출하는 등 2000년 4월 말까지 모두 30억600만 원을 인출해 빼돌렸다. 또 99년 4월 광운학원 아이스링크 임대인에게 받은 임대료 4900만 원을 법인 계좌에 입금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10억3700만 원을 챙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난 조 아무개 전 총장과 옛 재단 업무를 맡았던 조 전 총장의 형제들은 복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기영 총장은 재단 정상화 투쟁을 이끌었던 보직 교수들을 대거 평교수로 발령하고, 옛 재단을 지지한다는 탄원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낸 걸로 알려졌다.

▲ 사분위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하고 있는 상지대 비대위. ⓒ프레시안(허환주)

대구대

대구대는 1994년 재단이 등록금을 유용하고 학내공사 입찰비리 등을 저지른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밝혀지면서 설립자의 며느리인 고 아무개 전 이사 등 옛 재단이 물러났다. 이후 16년 동안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대구대 구성원이 만든 '학교법인 영광학원(대구대 운영 재단) 정상화 추진위원회'가 지난 5월, 7명의 정이사 구성안을 교과부에 내면서 사분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제출한 정이사 7명 중 4명은 설립자 고 이영식 박사의 장손인 이근용 대구대 교수 및 이 교수가 추천한 인사들이다. 이 계획안은 관선 현 이사장인 조해녕 전 대구시장을 비롯해 법인과 학교 구성원, 설립자 유족 대표 등이 공개설명회, 설문조사, 정이사 후보 공모 등을 통해 결정됐다.

하지만 설립자 장남 고 이태영 전 총장의 부인인 고은애 전 이사 등 종전 이사 3명은 정상화 방안을 놓고 반대를 하고 있다. 종전 이사를 제외한 학원 정상화는 허구며 재산권을 제3자에게 넘기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 이들은 정상화 추진 과정부터 임시이사회가 아닌 '옛 재단이 중심으로 된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정상화 방안을 교과부에 낼 것으로 알려졌다.

"사분위,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허웅 교수노조 사무국장은 "사분위에서 제대로 된 이사를 파견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설사 구 재단에게 학교를 돌려주더라도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 줘야 하는데 그런 노력도 전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허 국장은 "학교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어야 학교 구성원이 편안히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며 "무책임하게 논란을 일으킬 판결을 내려놓고 일방적으로 따르라고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