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어 내정자가 선출된 당일인 지난 15일, KB금융지주 주식 가격은 전날보다 약 3.0% 떨어졌고 16일에는 다시 약 2.8% 떨어졌다. (☞관련 기사: 'MB맨'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관치' 논란)
KB금융지주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주로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들이 CS증권, ABN증권, 맥쿼리증권 등을 통해 집중 매도하면서, KB금융지주 주식은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랐다. 어 회장 내정자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이런 시각은 외신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어 내정자를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라고 소개하면서 "KB금융지주에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어 내정자가 은행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 역시 약점으로 꼽혔다.
<로이터>는 "어윤대 체제에서 KB와 우리금융, 산업은행 등이 모두 합병될 수 있고, 정부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은행 그룹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정부의 개입"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자와 언론 역시 반응은 비슷했다.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보수 언론조차 16일자 사설을 통해 어 내정자 선출을 강력히 비판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어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로 30년 지기라고 알려진 사실에서부터 관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신문은 "게다가 어 내정자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4대 은행 가운데 3곳의 수장이 같은 대학 학맥인 상황이라 금융권조차 현 정권의 편파적 자기 사람 심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비판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화일보>가 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아주 드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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