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밤 9시40분 경 다시 캠프 사무실로 돌아온 오세훈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오 후보의 목에 축하 꽃다발이 걸리자 지지자와 당직자 200여 명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오세훈'을 연호하며 기세를 높였다.
"맹형규 홍준표 선배와 윤여준 위원장께 감사 드린다"
오 후보는 "아직 당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소감을 말하는 것은 송구스럽다"고 표정관리를 한 뒤 "경선을 치른 맹형규, 홍준표 두 선배님과 윤여준 선대위원장, 무엇보다 자비를 들여 선거운동에 나서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남북 주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른바 뉴타운 건설 사업에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힌 오 후보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청계천-을지로-퇴계로' 벨트와 '동대문-남대문'에 걸친 상권을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다음 주 초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인수위 구성의 내용을 밝히겠다"며 "내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께 인사를 드리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 후보는 "(강금실 후보가) 정말 좋은 상대였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많은 것을 배웠고 앞날에 영광이 있으시길 빈다"고 말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나경원 의원은 "오 후보의 승리는 시민의 승리"라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너무 많은 지지를 해주시니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느낀다"면서 "박빙의 승부 끝에 이기는 것이 차라리 나을 뻔 했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때문에 우리가 쉽게 승리했다는 분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 후보의 깨끗함과 참신함을 국민들이 알아주신 것이 가장 큰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풀이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사무실은 잔치 분위기
이날 밤이 깊어갈수록 오 후보 사무실은 지지자들과 당직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날 손님들을 대접하려고 마련했던 방울토마토 5박스와 떡 두 말이 모두 떨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5.31 지방선거에 첫 투표를 했다는 19세 유권자인 한 자원봉사자는 "오 후보가 하트를 만드실 때 정말 사랑스러웠다"며 "앞으로 서울시정을 잘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대의 한 자원봉사자는 "한나라당 하면 약간 노쇠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오세훈 후보 캠프에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이긴 것 같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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