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복지'는 한두 개 개념에 기존 정책 끼워 맞추기"
'따뜻하고 행복한 복지 도시'. 오세훈 시장이 진행하는 '서울형 복지'의 슬로건이다. 서울시는 '서울희망드림 프로젝트', '9988 어르신 프로젝트',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여행 프로젝트', '꿈나무 프로젝트' 등 5개를 그 내용으로 내세운다.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과)는 "현재 '서울형 복지'는 한두 개의 개념에 기존 정책을 끼워 맞춰 포장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서울형 복지'는 이미 기존에 진행돼 온 개별 프로그램을 재배치 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것.
남 교수는 "'서울형 복지'는 홍보를 위한 수사에 맞춰 서로 다른 내용을 같은 색 포장지에 포장한 것"이라며 "수백 개의 단위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 서울형 복지는 대부분 기존에 비판 받던 과거 사업과 다를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상당수의 단위 사업은 아예 예산이 편성되어 있지 않거나 예산 삭감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여러 부분에서 예산과 사업 계획이 야심차게 알려지곤 했지만 이미 연간 예산에서부터 틀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스노보드 대회를 위해 광화문광장에 준비된 대형 림프. ⓒ뉴시스 |
실제로 '서울형 복지' 사업을 진행하는 사회복지관의 경상운영보조금은 2009년 동결된 이후 2010년에도 동결됐다. 오세훈 시장의 재임 기간 중 사회복지관 경상운영비의 평균 인상률은 2.26퍼센트에 불과하다.
또 '서울형 복지' 사업의 가장 핵심 영역으로 광고되는 '희망드림 프로젝트 사업'의 2010년 예산 규모도 모두 합해봐야 서울시 저소득층 지원 사업 예산 전체의 2퍼센트 이내 규모다. 더구나 서울시의 저소득층 지원 사업 전체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삭감됐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임기간 중 홍보비는 11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임 8년간 서울시가 쓴 홍보비 649억여 원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형 복지'가 전시성에 불과하다는 지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노보드 대회 연다고 좋은 시정 하는 건 아니다"
임성규 서울복지시민연대 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책을 말할 때는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서울형 복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홍보비 수치를 통해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오세훈 시장이 힘주어 말하는 '서울형 복지'는 구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세종대학교 교수(도시부동산대학원)는 "이명박, 오세훈의 8년은 한 마디로 거품 시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광화문 광장, 한강르네상스, 청계천 복원 속에서 우리가 사는 동네, 즉, 일상 공간은 피폐화됐다"고 주장했다.
김수현 교수는 "제대로 된 시정을 펼친다는 것은 서울 시민이 사는 일상 공간을 어떻게 보기 좋은 곳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스노보드 대회를 통해 시민 100만 명을 끌어들인다고 좋은 시정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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