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일본이 재차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규제하려 한다면 '무역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에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광우병 위험을 핑계로 수입량 확대 조치를 연기했다.
미국 "일본, 쇠고기 문제 삼으면 '무역 전쟁'" 협박
일본이 지난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지만 광우병 감염 가능성을 놓고 미국 정부와 신경전이 한 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3일 워싱턴 발로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마이크 요한슨 미국 농무부 장관은 "(광우병 감염 위험이 있는 물질이 미국산 쇠고기에서 발견될 경우) 일본이 다시 수입을 금지한다면 그것은 '무역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한슨 장관은 "일본 자동차 1대에 결함이 발견됐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모든 일본 차의 수입을 금지시키지는 않는다"며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부분적인 문제 때문에 전체를 처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런 요한슨 장관의 '엄포'에 대해 "만약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다시 전면 금지한다면 의회에서 대일 무역 제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광우병 감염 위험이 높은 등뼈 등이 발견될 경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할 뜻을 밝혔었다. 미국 정부는 당시 일본이 20개월 이하의 쇠고기만을 수입 재개한 것에 대해서도 "국제 기준인 '생후 30개월령 이하'로 수입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일본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캐나다산 쇠고기는 '광우병' 핑계 대며 수입량 확대 '유보'
한편 이렇게 한국, 일본 등에게는 광우병 감염 위험이 있는 자국 쇠고기 수입을 강요하는 미국은 정작 최근에 일곱 번째 광우병 소가 발견된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수입 계획을 전면 연기하기로 했다. 미국은 광우병 감염 소를 이유로 2003년 5월부터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뒤 현재는 30개월 미만의 쇠고기와 생우만을 수입해왔다.
최근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13일 캐나다의 앨버타에서 일곱 번째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된 것과 관련해 캐나다로부터 쇠고기를 수입 물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전면 연기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7월 4일 마니토바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된 데 이후 불과 열흘도 안돼 또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된 것.
그러나 이런 미국 정부의 조치는 속사정을 아는 전문가들의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캐나다가 최근까지 취해 왔던 반추동물에게만 동물성 사료의 투여를 금지했던 정책은 미국도 똑같이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빈번하게 발견된다면 동일한 사료 정책을 실시하는 미국 역시 마찬가지 사정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것.
캐나다는 뒤늦게 1997년부터 실시해 온 기존 광우병 예방 대책의 허술함을 인식하고 지난 6월 26일 기존의 사료 정책을 폐기하고 모든 동물에게 동물성 사료의 투여를 금지하는 새로운 사료 정책을 2007년 7월부터 실시할 계획을 밝혔었다. 그러나 미국은 사료 정책을 변경하기는커녕 오히려 광우병 검사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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