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함에 따라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삼성 측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의 복귀는 시간문제라는 게 재계와 삼성을 지켜본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실제 지난 1월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0에 이학수 전 부회장은 참석했었다. 이 자리는 이건희 회장이 사면 후 가진 첫 공식행사였다.
삼성전자는 24일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이 회장의 업무를 도울 회장실을 당장 신설하고, 기존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있던 업무지원팀과 커뮤니케이션팀, 법무팀을 3개실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장실이 어떤 역할을 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신설되는 회장실은 이 회장의 경영활동을 전반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대표회사 격인 삼성전자 회장으로 그룹 전체 회장 역할까지 같이" 수행한다. 따라서 삼성전자 회장실 실장은 결국 삼성그룹 전체 통제에 막대한 책임과 권한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이 은퇴를 선언하기 직전 전략기획실이 했던 기능이다. 당시 전략기획실장이 이학수 전 부회장이었다.
실제 주요 언론과 재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이 회장의 복귀를 두고 "과거처럼 각 계열사 사장들은 현업에 집중하고, 이 회장이 그룹 전체의 전략과 주요 의사결정을 지휘하는 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오랜 기간 이 부문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누려 왔다. 이는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에도 많은 분량에 걸쳐 기술된 항목이다.
결국 이 전 부회장의 복귀는 김인주 전 사장 등으로 대표되는 이건희 회장의 제왕적 지배 체제가 완벽히 복원됨을 상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선언은 역사적 허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건희 회장의 복귀선언 직후 경제개혁연대는 "이 회장의 복귀와 삼성전자 회장실 설치 등을 통해 삼성은 2년 전의 경영쇄신안이 완전히 없던 일이 됐음을 공식 선언했다"며 "결론적으로 삼성은 국민 모두를 우롱했고, 사법부와 정부를 농락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작년 12월 17일 경제인 단체가 이학수 전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할 때 "사실상 삼성 전략기획실의 부활을 의미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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