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와 한국영화아카데미 정상화를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영화아카데미 비대위')는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영화아카데미 출신인 봉준호 감독의 <플란더스의 개>,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 이영재 감독의 <내 마음의 풍금>, 그리고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을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 이번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의 데뷔작 특별상영회에서 상영되는 작품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플란다스의 개>, <내 마음의 풍금>, <처녀들의 저녁식사>, <4인용 식탁>의 한 장면. |
84년 개교 이래 근래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온 감독들과 촬영감독, 프로듀서들을 대거 배출한 영화아카데미는 2008년부터 졸업생들에게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작연구과정'을 도입, 1기인 백승빈 감독의 <장례식의 멤버>와 이숙경 감독의 <어떤 개인 날>, 2기인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와 류형기 감독의 <너와 나의 21세기>가 2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아카데미는 전 강한섭 영진위원장 체제 때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등의 근거를 들며 축소 혹은 폐지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조희문 현 영진위원장 체제에서 본격적인 파행운영을 겪고 있어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의 반발과 우려를 사왔다. 영화아카데미 비대위의 주장에 의하면, 영화아카데미 원장은 수 개월째 공석으로 방치되는가 하면 영화아카데미의 교육기간이 2년임에도 교수들이 1년 단임계약으로 고용되고, 장편제작연구과정의 작품들을 총괄해야 하는 책임PD 교수도 3개월 임시 계약직으로 고용되는 등 교육 상황에 지속적인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은 이에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영진위에 공개질의를 보냈으나, 영진위는 아직 만족할 만한 답변이나 해명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은 "아무런 고민이나 장기적 안목 없이 영화아카데미를 무작정 흔들고 해체하려는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에게 일언반구 통보도 없이 감독들이 보이콧을 선언한 독립영화전용과 시네마루에 감독들의 의사와 반하는 배급권을 행사해 감독들이 극장 앞에서 "내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상영회는 4일간 네 편의 영화가 두 번씩 상영되며, 7시 상영 후에는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영화아카데미 후배 감독들과의 대담 자리가 마련된다. 16일 봉준호 감독의 <플란더스의 개> 상영을 시작으로, 봉준호 감독이 소상민, 류형기 감독과 함께 대화를 나눌 예정이며, 17일 이영재 감독의 <내 마음의 풍금> 상영 후에는 <사과>의 강이관 감독과 <어떤 개인 날>의 이숙경 감독이 이영재 감독과 대담을 나눈다. 18일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 상영 후에는 백승빈 감독과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모지은 감독이 이수연 감독과, 19일 <처녀들의 저녁식사> 상영 후에는 임상수 감독과 함께 <효자동 이발사>의 임찬상 감독과 <회오리 바람>의 장건재 감독이 대담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18일 오후 4시부터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황규덕 감독/명지대 교수와 이용배 감독/계원조형예술대 교수, 정성일 영화평론가, 하명중 감독, 송낙원 건국대 교수 등이 패널로 나서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편장완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다. 현재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와 앞날을 모색하며 영화아카데미의 위치와 고유한 성격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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