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3년 간 삼성경제연구소에 약 80억 원을 부당 지원한 사실과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14일 논평을 내고 "삼성그룹이 공짜 국책연구사업 용역으로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미쳤음을 간접 입증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연합인포맥스>는 "삼성생명은 건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용역비를 (삼성경제연구소에) 지급하고도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용역 결과 보고서를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며 "연구소가 각종 국책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생긴 적자를 (삼성생명이) 대신 메워주기 위한 편법이었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삼성생명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와 같은 방식의 내부 거래는 "20년간 문제 삼지 않았던 업계의 관행"이라고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부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국책연구사업 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정부기관과 삼성경제연구소 간의 유착관계 및 편법적 관행의 일부가 드러난 것"이라며 "금융감독당국이 종합검사에서 드러난 내용을 여과 없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 법에 따르면 정부는 국책연구사업과 같은 용역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적자가 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원가보다 용역단가를 싸게 책정해 계약했거나, 아예 공식계약 없이 암묵적으로 진행한 사업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국정과제 및 핵심정책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 등에도 국책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생명이 이처럼 비상식적인 행위를 장기간 지속한 이유는 삼성그룹이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적 호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과 정부 간 오랜 유착관계를 증명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최대 민간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조만간 상장(IPO)이 예정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986년 삼성생명에서 분리된 기관으로, 민간경제연구소 중에서는 정부 정책결정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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