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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카데미 정상화는 과연 언제?"

[뉴스메이커] 아카데미 감독들, 1인 시위 끝내고 영진위에 공개질의서 전달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가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 앞에서 자신의 영화의 상영을 중단하라며 1인 시위를 펼치던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이 5일 마지막 시위를 끝내고,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은 "시네마루에서 내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는 보이콧 선언에 동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네마루의 기획전에서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의 영화가 감독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거 상영되자 지난 22일부터 이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네마루 앞에서 펼쳐왔다.

▲ 1인시위 피켓을 들고있는 <나는 곤경에 처했다!>의 소상민 감독(왼쪽)과 공개질의서를 낭독하고 있는 이용배 감독. ⓒ프레시안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은 5일 시네마루 앞에서 예정대로 1인시위를 마친 뒤, 이용배 감독의 낭독으로 영화아카데미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문회 명의로 영진위 조희문 위원장에게 보내는 두 번째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영화아카데미가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는 와중 이미 지난 1월 21일 첫 번째 질의서를 보냈음에도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아카데미 작품들을 무단 상영했다"는 것이 두 번째 공개질의서를 작성하게 된 이유다. 공개질의서에는 ▲현재 지원자를 받고 있는 장편 제작연구과정 4기의 명확한 교육계획과 예산 공개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계획 및 예산 공개 ▲한다협의 시네마루에서의 아카데미 작품 상영 중단 ▲영화아카데미에 대한 토론회 개최 ▲파행운영 정상화 등의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영화아카데미 감독들은 이후 영진위의 대답과 반응을 보고 이후 대책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음은 영화아카데미 비상대책위와 총동문회 명의로 작성된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게 드리는 두 번째 질의서


우리는 귀하가 위원장으로 부임한 2009년 하반기 이후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비정상적 운영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아시겠지만 2010년 1월 21일 이와 같은 형식의 첫 번째 질의서를 보낸 후 한 달여를 기다려 잠깐 만난 비공식적인 자리(2월4일)는 있었습니다. 당시 위원장으로부터 "원장은 기한을 정할 수 없으나 임명할 것이고, 토론회까지는 아니고 3월 초 소규모 만남 정도로 대체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던 게 전부였습니다. 3월 초가 되었지만 작년 12월과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영진위는 그 동안 아카데미 작품의 무단 상영만을 되풀이 강행했을 뿐입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아래와 같은 사항을 추가하여 다시 공개적인 질의를 하오니 명확하게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1. 장편 제작연구과정 4기의 명확한 교육 계획 및 예산의 공개.
영화 아카데미에서는 현재 내년 4월에 종료될 장편 제작연구 과정 4기의 지원자를 받고 있습니다. 3월 중순에 예정되어 있는 장편 제작연구 과정의 교육 계획, 강사진 운영 및 예산을 확정 즉시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2.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 계획과 예산의 공개.
내년도 신입생을 뽑을 것인지, 금년으로 신규교육의 폐지를 결정한 것인지에 대해 위원회 및 아카데미 직원 어느 누구도 아무런 답변을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수년간 영화 아카데미 입학을 준비해 온 많은 예비 지원자들에게 조속히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와 더불어 4월에 확정될 2011년 아카데미의 예산 또한 확정 즉시 공개하여, 지난 만남에서 조희문 위원장님이 "교육의 중단은 없다"라고 하신 말씀을 신뢰할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3. 한다협 시네마루에서의 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 등 상영 중단의 요청.
독립영화 감독들의 보이콧으로 상영할 작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시네마루 측은 급하게 영화아카데미 작품들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참여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상영을 거듭 강행하는 것은 학교나 영진위가 행사할 수 있는 선의의 판권 배급행위가 아닙니다. 이는 단순한 판권이나 배급의 문제 이전에 기본적으로 창작의 주체인 학생들의 저작 인격권을 무시하는 몰상식한 행위입니다. 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취해진 이번 배급결정이 영진위의 어떤 내부 경로로 이루어진 것인지 공식문서 등으로 밝혀 주시고, 합당한 행정절차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위원장님께서 그 모든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리고 말썽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상영 결정을 오늘이라도 취소해 주시길 요구합니다.

4. 한국영화아카데미에 관한 토론회 개최의 요청.
3월 초가 되었습니다. "아카데미란 이름은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내용은 바뀔 것이다"란 무책임한 말을 들은 지가 벌써 또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런 결정은 누가 왜 한 것입니까? 회의록이나 공식적인 입안 혹은 결재 과정이 있었다면 밝혀 주십시오. 저희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영화계의 의견을 묻는 수렴 과정은 없는 것입니까? 조속한 시일 내에 아카데미에 관한 공청회나 토론회를 마련해 주십시오. 그런 준비가 전혀 없다면 3월18일에 계획하고 있는 동문회 주최의 포럼에 참석하여 아카데미의 향후 비전을 제시해주실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5. 학교의 파행 운영 정상화에 대한 거듭 요구.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아카데미 파행 운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원장의 공석이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더구나 원장의 직위가 독립적이지 못한 부장급으로 격하 되었습니다. 교수진의 계약은 1년으로 줄었고, 3개월 임시직 교수까지 생겨났습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이 모든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것입니까? 현재 수업 중인 27기들을 위해서라도 영화아카데미의 미래에 불안해 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그 동안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그 성과를 널리 알려 왔습니다. 얼마 전에 끝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졸업작품이 연속 2회 초청되는 등 이는 증명된 사실입니다. 갑자기 교육 과정을 개편하거나 폐지하시려면 공개적인 영화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시거나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시는 것이 상식적인 일입니다. 상식에 맞는 결과를 기대합니다.

2010년 3월 5일

한국영화아카데미 정상화를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 총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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