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싸움 피로감 극에 달해"
남 의원은 "세종시법 수정 논의가 시작된 지 벌써 반년이 넘어 가고 있는데 결론은 여전히 안개속이고, 국민들의 혼란과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며 "더욱이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에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그것이 세종시 문제에 대한 마지막 종착지인지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모두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전제했다.
▲ 남경필 의원. ⓒ프레시안(=김하영) |
남 의원은 이어 "국민과의 신뢰(원안)와 국정의 효율성(수정안)은 둘 다 중요한 가치"라면서 "그러나 '국토균형발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머지않은 10년 후 서울·경기·인천을 합한 수도권 거주인구는 2810만 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57%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도시들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이 작은 수도권에 인구의 60% 가까이가 모여 사는 나라가 정상인가? 심하게 말하자면 대한민국이 아닌 '서울 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서울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은 분명 잘못된 방향"이라며 "우리에게 특단의 국토발전 전략, 즉 지역별 특화전략이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충청권은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즉, '수도 이전'이 정도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남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계기로, '나눔과 키움'을 조화롭게 이룰 수 있는 창조적인 '코리안 스탠다드'를 마련해 나가기 위한 해답으로 행정부처는 물론이고 청와대·국회·대법원까지 모두 옮기는 '수도이전'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서울 말도 안 되는 집값, 교통정체, 공해문제"
남 의원은 "서울을 죽이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라며 "서울의 기능을 적절히 나누어 국토의 조화로운 발전을 이루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씌워져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경제중심수도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집값, 교통정체, 공해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것"이라며 "시민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이를 위해 '수도를 서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명시하는' 개헌을 추진해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의 판단을 물으면 된다"며 "이번 정부에서 어렵다면, 다음 대선에서 수도이전을 공약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국가발전에 대한 비전을 투명하게 제시하고, 표로써 당당하게 국민에게 심판받고, 그 결과에 '쿨하게' 승복하자"고 역설했다.
'수도 이전 개헌론' 먹힐까?
이와 같은 주장은 역시 4선의 중진인 정의화 의원이 지난달 26일 방송을 통해 제기했었다. 정 의원은 "선진 미래형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지금 서울이 뉴욕과 같이 경제 도시가 되고, 수도 부분은 별도로 떼어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정 의원이 부산 지역 의원인데 비해 남 의원은 수도권인 수원에서만 4선을 한 여당 중진의원이라는 점에서 남 의원의 수도 이전론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수도 이전'이 당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1 공약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에서도 '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에 반대할 이유가 적어 보인다.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희정 최고위원도 최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행정 비효율의 문제는 청와대가 이전하면 해결된다"며 "한 줄짜리 개헌이라도 해서 행정 수도 문제를 실현해보자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었다.
다만 '수도 이전' 개헌론이 정치적 대안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국민투표가 필요한 '개헌'이라는 절차 자체가 쉽지 않고,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와 겹쳐지면 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달라 논의의 진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 주장이 확산될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남 의원의 말대로 '원안 대 수정안'의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적·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여론의 관심을 끌면 '수도 이전 개헌론'이 불가능하지만도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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