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노화는 혈압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혈관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혈관의 이완 기능이 떨어집니다. 또 동맥경화와 같이 혈관에 이상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혈관의 탄력도를 감소시켜 혈압 조절의 상호작용을 둔화시킵니다. 이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고혈압은 혈관의 노화와 함께 그 발생이 증가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WHO)는 최근에 고혈압의 기준을 수축기 140 ㎜Hg, 이완기 90㎜Hg 이하에서 수축기 120㎜Hg, 이완기 80㎜Hg 이상으로 그 기준을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120~139/80~90㎜Hg 사이를 전단계 고혈압, 140~159/90~99㎜Hg, 수축기 160㎜Hg, 이완기㎜Hgg 이상을 각각 1단계와 2단계 고혈압으로 정의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고혈압을 관리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단계 고혈압은 혈압이 정상인 경우보다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으므로 예방적 차원에서의 관리를 크게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무엇이 문제인가?
▲ 중년의 불청객 고혈압.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서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프레시안 |
미국인의 경우 고혈압 환자가 5000만 명 이상이며, 60세 이상의 경우는 두 명중 한 명이 고혈압 환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세대학교 평생건강관리센터에서 40세 이상의 성인 8525명(남자 3461명, 여자 5064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고혈압 27.2퍼센트, 1단계와 2단계 고혈압이 각각 30.6퍼센트, 13.9퍼센트였으며, 정상 혈압인 경우는 전체 중 28.3퍼센트에 불과하였습니다. 이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혈압의 올라가면 심장마비 혹은 뇌졸중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높이므로 혈압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신체 활동을 통한 혈압 강하 효과
전단계 고혈압 환자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3개월 내지 6개월간 유지하는 것이 우선 추천되는 방법입니다. 운동요법, 저염 식이, 체중 감량이 초기에 시도되는 가장 쉬우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방법입니다. 전단계 고혈압 환자 혹은 현재는 정상 혈압이지만,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식이와 운동요법을 포함하는 생활 습관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분들은 향후 고혈압으로 점차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단계, 2단계 고혈압 환자에게는 약물 치료가 무엇보다도 우선입니다. 이 경우 신체 활동의 증가는 혈압을 감소시키지만 약물의 필요성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류의 운동과 강도가 본인에게 맞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상담을 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을 5㎜Hg 감소시키면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을 34퍼센트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21퍼센트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또 10㎜Hg 감소시키면 각각 56퍼센트와 37퍼센트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약간의 혈압 감소가 얼마나 중요한 인자인지는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적절한 운동 요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을 각각 10㎜Hg 가량 감소시킵니다. 이러한 효과는 수년에 걸쳐서 나타는 것은 아니며 신체 활동량을 점차로 증가시킬 경우 적어도 3~4주 안에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게다가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은 혈압 강하 효과를 넘어서는 또 다른 이점들이 있습니다.
운동은 체중 조절을 가능하게 해주며,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량 조절을 가능하게 하므로 비록 정상 혈압에 이르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심장마비 혹은 뇌졸중의 위험도를 크게 떨어뜨려 줍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으면서 신체 활동이 풍부한 분들은 그렇지 못한 고혈압 환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률을 보이게 됩니다.
고혈압 환자를 위한 운동
운동요법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운동 강도와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운동의 효과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운동으로 인한 손상 혹은 부상이 함께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 중년 이상의 나이에서 발병되는 모든 고혈압 환자를 위한 특별한 운동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의 많은 신체활동, 예를 들어 걷기, 계단 오르기,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운동 등이 추천됩니다.
그러므로 혈압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지칠 때까지 운동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조깅과 같이 상대적으로 강도가 높은 운동보다는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걷기 운동이 더 추천됩니다. 스포츠의학회에서는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간 강도로 운동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근력 운동은 낮은 강도가 좋습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 혹은 역기 등은 순간적으로 혈압을 급상승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근력 운동이라도 큰 근육을 쓰는 운동이 더 안전하며, 상지 운동보다는 하지 운동이 적극 추천됩니다.
심장 및 혈관 강화 운동
일반적으로 운동은 안정시 혈압을 감소시키며. 운동부하시 급격한 혈압 증가를 막아줍니다. 본인의 신체적 상황을 고려한 심장 및 혈관 강화 운동을 계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운동은 심장을 강화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운동은 관상동맥 질환 환자에서 심장의 기능적인 능력과 특징적인 임상적 증상을 개선 시켜주지만, 위험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는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에 의해 관리, 감독되는 것이 권장됩니다.
관상동맥 질환 환자에서는 개개인의 증상과 이상적 상태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환자는 이전에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병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며, 치료를 받은 과거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임상적 상태, 고혈압, 말초혈관 질환,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당뇨를 같이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관상동맥 질환 환자에 있어서 운동은 신중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적절한 운동 요법의 효과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운동의 장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심장의 기능 여력 항진
② 관상동맥 혈류량 증가
③ 협심증 증상의 감소
④ 각종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인자 억제
⑤ 심혈관 사망률 감소
⑥ 고지혈증 등 대사이상 억제
⑦ 정신적인 안정
특별한 경우 환자의 심혈관 상태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적 의학검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전문 운동 프로그램은 의학적 병력, 정밀 신체검진, 다단계 운동검사 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는 좌심실 기능 이상, 심근 허혈, 심부정맥 유무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의 적용과 모니터링이 적극 권장됩니다.
고혈압 환자를 위한 운동요법의 유효기간
현대인들 대부분은 본인이 의식하건 않건 이미 매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운동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항고혈압 약물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운동요법만은 체중조절, 혈당 및 콜레스테롤 조절, 심장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서서히 그리고 점진적인 신체 활동량의 증가는 매우 유익하며, 운동으로 인한 손상도 최소한의 것으로 제한 할 것입니다. 불행히도 운동 요법을 통한 혈압 강하 효과는 운동을 그만 두게 되면 짧은 시간 내에 그 효과를 함께 잃게 됩니다. 훈련을 통한 심폐지구력의 향상은 훈련을 그만 두게 될 경우 그 이득의 50퍼센트 이상을 2주 이내에 잃게 되며, 4주 후면 훈련 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갑니다.
어떤 종류의 신체 활동이던 비록 낮은 강도라 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에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효과가 크며,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록 운동 요법만으로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운동을 실천하신 분들에게는 그만한 장점이 있는 만큼 건강을 위한 운동에 적극 나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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