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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효과' 실종된 증시, 이유는?

"이미 너무 올랐어" 한 목소리

'1월 효과(매년 초에는 주가가 강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속설)'가 무색하다. 증시가 연초 들어 갑자기 무너지고 있다. 경제회복 기대감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상한 현상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원인은 외국인 이탈이다. 기술적으로는 최근 움직임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할 만하다.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 급하게 빠진다는 얘기다. 최근 증시 움직임은 결국 증시란 경기 움직임을 100% 반영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스레 일깨운다.

▲1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9일, 코스피지수는 하룻 만에 40포인트가 급락했다. ⓒ뉴시스

외국인 이탈?

올해 코스피는 1682.77로 한 해를 시작했다. 1700선을 코앞에 뒀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약 2주간 천천히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12일에는 1698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가 정점에 올랐던 지난 21일에는 1722.01까지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2.33%.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1월 마지막 한주가 문제였다. 지난 25일부터 29일 사이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4.93%다. 그간 상승세를 모두 되돌리며 1600선마저 위협받게 됐다. 1월의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하룻만에 40.00포인트(2.44%)가 폭락했다.

일단 두드러진 건 외국인의 이탈이다. 1월 마지막 한주 동안 외국인은 5529억 원 어치 순매도로 일관했다. 바로 한 주 전에는 392억 원 순매도, 둘째 주에는 26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1월 첫째 주만 해도 외국인들은 1억2756억 원 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뭉뚱그려보면 이들은 1월 초까지만 매수세를 유지했고, 이후부터는 장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 경제 전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상대적으로 건실한 편인데도 외국인들이 장을 이탈하기 시작한 주된 이유는 달러가치 상승이라는 평가다. 달러 가치가 급락한데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기간 동안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달러를 싸게 빌려 다른 화폐에 투자)가 가능했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1일 "1월 미국의 고용지표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150~1175원 사이에서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를 빌리는 비용(금리)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들이 금융비용이 적게 들 새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너무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이미 지난해 너무 올랐다는 점도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밝은 경기전망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지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미 올해 초 발표될 각종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작년에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하는 등 대형 호재가 이어졌음에도 주가가 꿈쩍도 안 한 게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지난해 12월 1일(72만 원)부터 강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 1월 21일에는 85만 원까지 올랐다. 코스피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실적발표 당일인 지난 29일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1만6000원(2.97%)가 빠져 78만4000원에 머물렀다. 실적 기대감이 진작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기회복 기대감이 시장 심리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듯한 모습마저 감지된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됨에 따라 각국이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시작, 그 동안 넘쳐나던 유동성이 서서히 옥죄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을 코스피의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증시가 결국 최근 거시경제 흐름과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는 얘기다.

KB자산운용은 "이번 주(2월 1일~5일)에도 중국발 긴축우려와 미국발 유동성 위축 우려로 인해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지표들은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확인시켜주겠지만 긴축 우려에 따른 수급 불안이 결국 증시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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