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 감독의 <여행>은 세 편의 단편이 묶인 옴니버스 영화로, 서울아트시네마의 정기 월례 프로그램인 '작가를 만나다'의 1월 상영작이자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으로 프리미어 상영을 갖게 됐다. <여행>은 1월 23일(토) 오후 6시 30분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배창호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관객과의 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 ⓒ프레시안 |
<여행>은 한국의 도시들을 알린다는 취지로 제작된 시리즈인 '영화, 한국의 만나다' 연작 중 한 편. 이 시리즈의 춘천편인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는 지난 부산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된 바 있다. 이 중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배창호 감독의 <여행>은 <여행>, <방학>, <외출> 등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첫 편인 <여행>에서는 제주도에 사진 여행을 온 청춘남녀 한 쌍의 닿을 듯 말 듯 엇갈리는 마음을 발랄하게 담아낸다. <방학>은 제주도에서 해녀인 할머니와 살고 있는 여자중학생이 어릴 적 자신을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 <외출>은 엉겁결에 혼자 서울에서 여행온 주부의 유쾌한 일탈을 담았다. 에피소드 셋 모두 인물과 소재, 이야기는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밝고 유쾌한 분위기와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여행>은 배창호 감독이 6년만에 내놓은 신작인 데다 그가 처음으로 디지털로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외출>에서는 <러브 스토리>, <정>에 이어 다시 한 번 감독의 부인인 김유미 씨가 주연을 맡았다.
배창호 감독은 <꼬방동네 사람들>(1982)로 데뷔한 이래 <적도의 꽃>,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과 같은 걸작을 내놓으며 '한국의 스필버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80년대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86년 내놓은 <황진이>는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배창호 미학'의 새로운 전환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90년대 이후 충무로 제작시스템과 독립영화 스타일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배창호 감독은 특히 <정>(1999), <길>(2004) 등의 근작들에서 더욱 깊어진 예술적 미학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 바 있다. <여행>은 <길> 이후 6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아직 정식 극장개봉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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