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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세균 사퇴하고 비대위 꾸려야"

민주당 계파 갈등 점화 "당 대표가 '행동하는 욕심'에 가득 차"

민주당 비주류가 14일 정세균 대표를 지탱하는 이른바 '당권파'에 대한 공세를 본격 개시했다.

이들은 특히 공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는 등 정세균 대표에 대한 '조준 사격'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강창일, 장세환 의원 등 민주당 내 초~3선의 비주류 의원 11명으로 구성된 '국민모임'의 주최로 이날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다.

"새 얼굴 새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가야"

본격 토론회가 시작 되기 전 '인사말'부터 심상치 않았다. 강창일 의원은 "적전분열로 비칠 우려 때문에 (지도부 비판을) 참고 참아왔다"고 운을 뗀 뒤 "터놓고 얘기하겠다. 현 지도부가 제1야당인 민주당을 이끌어가기에는 왜소하다"고 비판을 개시했다.

강 의원은 "지금까지 시간은 지연시켰을지언정 대여투쟁의 성과물이 하나도 없다. 강경 발언을 내뱉는 말의 성찬은 있었지만 비전과 전략이 빈곤했다"고 비난했다.

강 의원은 특히 "언론악법 투쟁이 한창인 와중에 당 대표는 일본에서 차용한 생활정치를 내걸고 전국 방방곡을 다니며 민생투어를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목격했다고, 몇몇 인사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밀실정치에 의해 당 내 민주주의도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현 지도부는 대여투쟁보다 당권과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때가 됐다"며 "12월 예산 투쟁 농성을 시작할 때 대표라는 분은 을지문덕함에 가서 만세를 부르고 있으니 국민들이 민주당의 대여투쟁을 어떻게 보겠는가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득권을 버리고 쇄신과 대통합을 이뤄야 할 때"라며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가 승리해야 한다"고 지도부 교체를 주문했다.

천정배 "지도부 성과 뭐?"

'국민모임' 멤버는 아니나 비주류 연대체 '민주연대'의 리더인 천정배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을 때 민주당은 '5대 요구 조건'을 내걸었지만, 그 중에 단 한 가지, 머리카락만큼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난 2년 우리가 얻은 성과는 박지원 의원의 '천성관 낙마', 추미애 의원의 '비정규직법 개정 저지', 이종걸 의원의 '등록금 상한제' 뿐"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뉴민주당플랜도 재작년 7월에 처음 내놨지만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라며 "밀실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현 지도부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주춧돌을 깔고 기둥을 세웠어야 하지만 그 점에서 심각하게 직무를 유기했다"고 정면 공격했다.

▲ 14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모임 토론회. ⓒ프레시안

"당 대표가 행동하는 욕심에 가득차"

손호철, 박명림 교수의 발제 이후 벌어진 토론에서도 지도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당 최고위원으로서 현 지도부의 일원이기도 한 박주선 의원은 "당을 대표하는 지도자가 행동하는 양심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행동하는 욕심에 가득차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얼마 전 유력 언론사의 편집국장과 만나 민주당을 보도 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민주당의 외침은 국정의 변화나 성과를 가져올 수 없는 무력한 정당의 자기 생존을 위한 외침에 불과해 지면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답하더라"면서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모든 이들의 책임이지만 지도부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한 마디로 염불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당 운영"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말만 많고 행동은 없고, 행동을 해도 성과가 전혀 없다"며 "미디어법에 대해 헌재가 국회에서 재논의 해서 시정하라고 했는데, 김형오 의장에 대한 행동도 없고, 연말 국토해양위에서 표결절차를 위반해가며 위원장이 예산안을 처리해 민주당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면서도 예결위에서 그걸 심의하겠다고 한다"고 통탄했다. 박 의원은 "흐지부지 정당, 유야무야 정당"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노조법 사태 당시) 추미애 위원장의 위원회 운영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지만, 해당행위에 대해 당 윤리위에 제소를 했는데, 수많은 당론을 만들고도 관철시키지 못한 소극적 해당행위는 어쩔 것인가"라면서 "해당행위한 사람들이 해당행위를 문제 삼을 있겠는가"라고 지도부 비판을 그치지 않았다.

문학진 "의원들 농성하는데 대표는 사조직 결성"

문학진 의원에 이르러서는 비난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문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김헌태 씨가 '열린우리당의 3대 결함'을 강연하고 갔는데, 강연하고 가는 길에 '긴장하지 않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분위기'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지금 민주당도 연전연패를 하고도 당 지도부에서 '무엇이 패배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열린우리당 때 분위기가 떠오른다"고 말을 시작했다.

문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믿는 것은 민주당 뿐이다', '박근혜가 제1야당 대표같다'는 말이 항간에 떠도는데, 민주당 내에서는 당 비판을 하려고 하면 '적전분열이다', '해당행위다'라면서 꺼리는 야릇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의원들 상당수도 복지부동"이라며 "당 내 토론이 없는 당에 생명력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 의원은 이어 "지도부에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다. 전략에 패배주의가 깔려있다. 우리 당 지지자에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면서 "소수 야당의 수적 한계만 얘기하고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민주당이 대안 세력이 못 되니 세종시 문제도 박근혜 의원 입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특히 정세균 대표를 정면으로 비난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지난 연말 의원들이 농성을 하는 동안 사사로운 개인적 욕심 때문에 당의 중요 직책에 있는 사람을 부려 사조직을 결성한 걸로 알고 있다"며 "사조직 결성의 목적은 2010년 7월 전당대회에서 연임해야 2012년 대통령 후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며 "현 지도부는 지금까지의 잘못과 지도력 부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국민들의 기대를 받는 인물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이들이 범야권 통합에 나서고 지역을 나눠 나서서 뛰게 해야 한다"며 "이들을 언제 쓰려고 뒷전에 쳐박아 놓느냐"고 말했다.

"그래봐야 올드 페이스"

폭풍 같은 지도부 비판과 지도체제 변환 주장이 지나간 마지막 순서.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는 "비대위를 꾸릴 때 민주당에 참신한 인물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그래봐야 정동영, 손학규, 김근태일 텐데, 이들은 '올드 페이스'(old face)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계파 안배, 나눠 먹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당권 투쟁만 빚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위기의 본질은 정체성이 부족하거나 비전이 없다는 것 이전에 '신뢰'의 위기"라며 "색깔을 논하기 전에 전략과 기획에 대해 논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5대 요구 조건을 걸었으나 하나도 얻지 못했고, 미디어법 처리 이후에는 '재투표, 대리투표'가 문제인데 지방 다니면서 미디어법 내용 설명하기에 바쁘고, 생기는 전선마다 분절적으로 대응하며 헛힘 쓰기에 바빴다"며 "뭐 하나라도 민주당이 끝장을 낸 싸움이 있느냐. 문제는 전략과 능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고, 국민들은 '에이, 나 먹고 사는 거나 챙겨야겠다'며 민주당에서 돌아서고 있다"며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것은 정체성이 아니라 창의성"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 외에도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 비주류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인사들이 모두 모습을 보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한 거센 도전을 예고했다.

특히 정동영 의원의 복당계 제출과 맞물려 비주류들의 포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논란의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동영 의원을 겨냥해 "토론회 참석 다수 의원들이 특정 정치지도자와 관련된 분으로 알고 있는데,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이 분의 복당을 환영하고 받아들여 내부의 반발의견을 설득하고 있는 당 대표를 향해서 근거없는 비난과 비판을 전개한 것에 대해 다소 유감스럽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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