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사람으로 유명했던
중국 후한 말기 사람인 동우(董遇)라는 사람은
글을 배우겠노라며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내게서 배우기보다는 집에서 자네 혼자 읽고 또 읽어 보게
그리하면 저절로 뜻을 알게 될 테니까"
라고 말하면서 가르치기를 거절하였다고 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고 하였다.
(같은)글을 백 번 (반복해서) 읽으면 의미가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말이다.
공부는
스스로가 스스로의 힘으로 깨우쳐가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책을 보고 또 보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하였을 때 효율이 크다.
여러 번 읽으면서 이해해 가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반복함으로써 내 것이 되게 만드는 즐거운 작업이다.
많은 책을 한 번 보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보는 것이 공부이다.
오늘 알았다고 하여도 다음에 다시 반복해서 보아야 하는 것이 공부이기도 하다.
심심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재미있었기 때문에 한 번 보았던 비디오를 다시 한 번 본 적이 있다.
새로운 것이 보였다. 처음 볼 때에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였던 것을
두 번째 보면서는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보고난 후 완벽하게 이해하였노라고 생각하였던 것은 나의 어리석음이었다.
재주가 많으면 굶어죽는다고 하였다.
재주가 많다는 것은 1등하는 재주가 없다는 이야기요
내로라하는 재주가 없으니까 할 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 재주를 활용할까 저 재주를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한 권의 책을 완벽하게 익혀서 하나일지라도 확실한 지식을 갖는 일이
열 권의 책을 대충 훑어보아서 대충의 지식 열 개를 어렴풋하게 아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이다.
백 번은커녕 두 번도 읽지 않고 알지 못하겠노라며 울부짖는 사람이 너무 많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의 진리를 모르기 때문일까?
독서백편의자현이 전제하고 있는 것은 '생각하면서'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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