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등 소위 명문대에 합격한 제자도 있지만
원하지 않는, 지명도가 없는 대학에 들어간 제자도 적지 않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동안 같은 선생님에게 같은 내용을 지도받았음에도
결코 적지 않은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 이유는 무엇인가.
머리로 공부한 학생이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며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였다.
사전을 자주 펼쳐보았고 다른 책과 비교도 하였다.
공부할 때는 언제나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가끔씩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선생인 나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손으로 공부한 학생이 있었다.
펜을 열심히 움직였고 책과 연습장에 글자 쓰기를 즐겨했다.
노트와 책에는 인쇄된 글자만큼이나 작은 글씨들이 정렬되어 있었다.
이해도 못하고 의미도 모른 채 암기하려 하였고
즐거워하는 표정도, 심각한 표정도 짓지 않았으며
질문을 한 적도 별로 없었다.
공부하는 시간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실력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 오랜 시간 앉아있긴 하지만
공부다운 공부는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책장만 넘기는 아이들
그저 노트 정리만 예쁘게 열심히 하는 아이들,
머릿속에 남기는 것 없는 공부를 하는 아이들.
시험장에서 책과 노트 펼쳐가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면
굳이 힘들여서 머리에 저장할 필요는 없다.
노트와 책에 저장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 그러한가? 책이나 노트를 펼쳐놓고 보는 시험 어디에 있는가?
노트가 아니라 머리에 저장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양이 아니라 공부해 놓은 지식과 지혜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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