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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집안갈등 '서울 찍고 부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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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집안갈등 '서울 찍고 부산으로'

박근혜 '경고' 무시한 채 권철현-허남식 또 '이전투구'

한나라당 광역자치단체장 예비후보들의 이전투구 양상이 서울을 넘어 부산으로 이어졌다. 재선을 노리는 허남식 현 시장 측과 이에 맞선 권철현 의원 측은 13일 차례로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방의 후보사퇴를 촉구하며 폭로전을 벌인 것.

더욱이 박근혜 대표가 이날 오전 금도를 넘은 집안싸움에 대한 공개 경고장을 던진 직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통제 불능의 내분을 단적으로 드러낸 격이 됐다.

***허남식 "권철현측에서 괴문건 살포…즉각 후보 사퇴해야" **

허 시장 캠프의 이석희 총괄본부장은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철현 의원 측이 '내 고향 부산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시내 다중 이용시설에 다량으로 살포하고 있다"며 "이는 불법 선거운동인 동시에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이미 부산시당과 중앙당에 진상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황"이라며 "권 의원이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명선거를 위해 권 후보와 관련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부산 시내 부전시장, 부산진 시장 등 재래시장에서 발견된 이 유인물에는 '내 고향 부산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부산을 슬프게 하는 것들' 등의 언론보도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본부장은 "지난 9일에는 권 의원 선거대책본부의 직능본부장이 부산 금정구에서 권 후보의 저서와 의정보고서를 불법으로 배포하다 적발돼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권철현 "책 표절해 부산시민 명예훼손…허남식은 사퇴하라" **

권 의원 측도 이날 지지 않고 맞불을 놓았다. 허 시장 측의 기자회견 직후 오정환 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허 시장이 부산시보를 표절해 저서를 출판하고 은폐했다"며 "이는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게이트와 흡사한 것으로 시장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오 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출판기념회까지 마친 허남식 시장의 책 'APEC을 넘어 세계로'는 대부분이 부산시보를 그대로 베낀 것이며, 게다가 시청 공무원을 동원해 대필까지 시켰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3장 37개 소단락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부산시보와 부산발전연구원의 보고서를 베끼거나 요약한 수준"이라며 "당과 당원, 부산시민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지고 시장 후보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선 지난 7일에도 오 위원장은 허 시장 측 노기태 선거대책위원장이 구의원 공천신청자들에게 "허 시장을 도우면 공천을 받도록 해주겠다"고 회유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경고장에도 아랑곳없이…**

이는 전날 서울에서 발생한 맹형규-홍준표 갈등 사태와 거의 흡사한 사례다. 게다가 13일 오전 박근혜 대표가 "당 내에서 경쟁자끼리 서로 비방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 사인을 보낸 직후 발생한 일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으로 호기를 잡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공천 비리 의혹에 이어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광역단체장 후보들 간의 이전투구로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당내 '눈총'에도 당사자들은 아랑곳없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이 여전히 '화약고'로 남은 상황에서 '집안싸움'까지 겹친 한나라당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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