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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행운'이라고? "MB 독선이 국정운영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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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행운'이라고? "MB 독선이 국정운영 걸림돌"

경실련 "경제위기 대응책, 과잉투자로 후유증 가져올 것"

새해 첫 출근길에 큰 눈이 내렸다. 4일 오후 1시40분 현재 서울의 적설량은 25.7cm로 1969년 1월28일에 내린 25.6cm를 경신하며 1937년 적설 관측 이래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밤까지 서울은 5-1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폭설로 현재 경부선 등 수도권에 있는 4개 고속도로 15개 인터체인지(IC) 진입이 통제되고 있고, 김포공항 국내선 운행이 전면 취소됐다. 또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퀵 서비스 등 모든 물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날 아침 '출근대란'을 겪은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을 보며 폭설에 빙판길까지 가세할 사상 최악의 '퇴근길'을 걱정하고 있다.

새해 첫 눈이 상서로운 기운을 띤 서설(瑞雪)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지만 사상 최대 폭설은 서민들에겐 적잖은 고통이다.

MB "평소 지하철 타봐야"

이런 서민들의 마음을 알까?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새해 업무 첫날 큰 눈이 내려 생활에 불편함은 있지만 나라에는 큰 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무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교통체증으로 일부 장관들의 지각 사태가 발생하자 이 대통령은 "지하철을 타면 된다. 평소에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 평소 안 탄 사람은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 잘 모를 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출근 시간대에 서울 지하철 1, 2호선은 한동안 운행이 중단됐다. 또 지하철에 갑작스레 인파가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폭설이 아니더라도 서울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기 일쑤다. 평소 지하철을 타본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다. 국무회의에서 나온 대통령과 장관들의 대화는 이날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 대다수의 직장인들에겐 황당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독선'이 문제라고 한다.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국민의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들이 세운 계획대로만 밀어붙이는 '독선'이다.

경실련은 이날 이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 대해 논평을 내고 "대통령 마음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며 국민들은 무조건 따라 오라는 식의 독선적 행태를 버려야 한다"며 "비판적 국민, 야당 등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국민 통합적 국정운영에 나서야 한다. 이런 변화의 노력 없이는 정치선진화도 경제 살리기도 요원하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지난해 6월 미디어법 처리 뿐 아니라 연말 4대강 예산 처리 과정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한마디에 여당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 가치를 버린 채 변칙처리하기에 급급하고 이로 인해 국회는 대립과 투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며 "현재 정부여당이 주요 국정현안을 독선적으로 추진하려다 보니 국론은 분열되고 정파 간 갈등과 대립은 지속되고 있다"고 극심한 정치 갈등의 일차적 책임이 정부와 여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MB식 처방, 땜질식 대책에 불과"

경실련은 또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무역수지 등 경제지표와 서민 살림살이 사이에 큰 괴리를 보이는 현상이 올해에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희망근로 등 정부의 단기적인 일자리 정책이 끝나고 민간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올해 1-2월 최악의 '고용한파'가 예상되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는 우리경제가 위기에서 완전히 탈출했다고 주장하지만 서민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실업자들은 여전히 길거리에 넘쳐나고 가계수입은 줄어드는데 교육비는 하늘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 산업구조 흐름에 따른 미래적 구조 창출과 개혁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 보다는 땜질식 대책과 1회적인 과시성 사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구시대적 관점에서 땅만 파면 경기가 부양되고 일자리가 생긴다며 4대강 등 부동산·건설 경기를 살리는 정책에만 올인하며 전국토를 공사장화하자고 주장한다"고 토목건설 위주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처방은 한마디로 시대흐름을 따르지 못한 낡은 패러다임에서 나온 처방일 뿐"이라며 "일자리 창출도 되지 않고, 과잉투자로 후유증만 가져올 이런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70~80년대에 통용될 수 있는 정책들로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우리 경제 구조에 맞는 장기적 기획 하에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한 시기에 구시대적인 땜질 정책으로는 우리경제의 회생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면서 "성숙한 세계국가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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