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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한명숙 불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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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한명숙 불구속 기소

법정 진실게임으로…"양복에 5만 달러 넣어보라"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를 22일 수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했다. 속전속결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해와 본격적인 진실게임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권오성 부장검사)에 따르면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지난 2006년 12월 20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게 해달라는 인사 청탁 명목으로 각각 2만 달러와 3만 달러가 든 봉투 2개를 받은 혐의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에는 임명되지 못했지만, 한국남동발전 사장에 임명돼 인사 청탁이 실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명숙 전 총리 측 대책위 양정철 대변인은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고,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도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겁에 질린 병약한 70세 노인(곽영욱 전 사장)의 짜맞추기 주장만을 바탕으로 작성된 공소장은 한국 검찰사의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 대변인은 "이제 진실은 법원에서 공개적으로 밝혀지게 됐다"며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 국민들에게 진실의 힘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이제부터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며 "가능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해서 한명숙 전 총리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데 최선의 기회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양복에 돈 봉투 넣어 시연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귀남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전 총리 수뢰 의혹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직접 2만 달러와 3만 달러 부피의 종이 뭉치와 봉투를 준비해와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 넣어 보여주는 시연을 펼쳤다.

박 의원은 이 장관에게 돈 봉투를 넣어 불룩해진 주머니를 보여주며 "겨우 들어가는데, 총리와 두 장관이 같이 식사를 하는데 어떻게 이런 상태로 불안해서 밥을 먹겠냐"며 "과거 신모 검사장도 프라자호텔 식당에서 300만 원을 주머니에 받았다고 구속기소됐지만 무죄가 됐다"고 항변했다.

박 의원은 또 "보통 사람도 아니고 총리는 여성이어서 핸드폰과 핸드백 전부 수행비서가 가지고 있는데 이걸 어디다 넣겠냐. 이야기가 되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이 대질신문을 할 때도 담당 부장이 곽 전 사장에게 '식당에서 주니까 내실로 들아갔다 했죠?'라고 물으니 곽 전 사장을 조사한 이모 검사가 '부장님. 그게 아니라 내실로 갔다는 말이 없다. 그 다음에는 기억이 없답니다'라고 정정하는 등 검찰 자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의사실 공표 유감"

박 의원은 이밖에도 "곽 전 사장의 나이가 일흔이고 심장수술을 두 번 했는데, 담당 의사가 내가 치료 받았던 의사여서 물어봤더니 '굉장히 위험하다'고 한다"며 "곽 전 사장이 검사 앞에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검사님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라고 애원을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짜맞추기를 해도 완전하게 해야지, 이렇게 서투르게 한다면 차라리 박지원이 검찰총장 하는게 더 낫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의사실공표'도 도마에 올랐다. 이귀남 장관은 "경위야 어떻든 피의사실이 유출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법무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위원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의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이후 검찰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기소까지 결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한 전 총리나 검찰 둘 중 한 쪽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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