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에는 민주당 김성순 의원에 이어 이계안 전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강금실 전 장관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고 두 번째 도전이다. 2008년 총선에서는 출마도 않고 절치부심해왔다.
"오세훈, 니 돈이면 그렇게 쓰겠니?"
이 전 의원은 "아이가 행복한 서울을 만듭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산·보육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의원은 "많은 시민들이 한결같이 '아이를 낳아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 서울에서 살 수 있는 문턱이 날로 높아만 간다'고 말한다"며 "젊은이들이 애 낳기 두려워 출산파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이 가난한 농촌 출신으로 상경해 신림동 난곡에서 사글세로 자취하던 시절부터 '현대맨'으로 자수성가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며 "서울은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과 기회의 자랑스러운 땅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명박-오세훈으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시장 8년 동안 서울은 절망의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뉴타운'에 대해서도 이 전 의원은 "서민의 꿈을 빼앗고 서울에 사는 서민을 서울 바깥으로 쫓아냈다"며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서울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 21일 오후 국회에서 서울시장 도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계안 전 의원. ⓒ프레시안 |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서울'도 맹렬히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600년 고도를 허물고, 파헤치고, 칠만 새로 하는 것은 디자인이 아니다"며 "넉넉한 시간을 갖고 시민과 뜻을 나누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빚이 2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가든 파이브 같이 실패한 정책까지 선전하는 홍보비는 늘어만 가는데, 용산의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연일 광화문에서는 잔치판을 벌려가며 허드레 물 쓰듯 돈을 써 댄다"고 비난했다. 이 전 의원은 고 정주영 회장의 표현을 빌어 "니 돈이면 그렇게 쓰겠니?"라고 꾸짖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청년창업가, NGO 활동가, 사회적 기업가, 예술가 등 청년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또 도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서울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겨우 점심급식 한 끼를 주는 낡은 방식을 버리고 시민 누구나 먹고 마실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일깨우는 서울 △공공임대 주택을 충분히 지어 보금자리가 안정된 편안한 서울 △보육·교육비 부담을 덜고 젊은이들이 월급만으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넉넉한 서울 △중소 상공인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작은 부자로 성장해 활력 넘치는 서울 등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내세웠다.
정균환 "김완주 당에서 제명해야"
민주당 텃밭으로 '공천=당선'이 유력한 호남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전북에서는 정균환 전 의원이 이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정 전 의원은 "지역은 꼴찌인데도 전시행정에 바쁜 도지사, 바꿔야 한다"고 현 김완주 시장을 겨냥해 "'200만 전북도민'의 이름을 팔아 낯뜨거운 용비어천가를 부를 수밖에 없는 관선시대의 행정공무원 마인드를 가진 도지사로 안 된다"고 비난했다. 정 전 의원은 "당에서 제명해야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전 수석은 자신의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수석의 국정참여 경력, 현대·기아치그룹 인력개발원장 및 기업 경영과 시민운동가 경력 등을 내세우며 "서민이 밥벌이를 걱정하지 않고, 젊은이의 일자리가 넉넉한 곳, 자식 공부시키기에 좋고 노인이 편안하게 살며 시민 누구나 문화의 향기를 누릴 수 있는 광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다만 "광주시민은 민주당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을 이길 수 없으므로 야권의 합종연횡이 있어야 한다"며 "어느 정당 후보로 출마할지는 시간을 두고 생각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현재 광주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는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양형일 전 의원, 정 전 수석 등 3명이며, 박광태 현 광주시장, 강운태 의원, 이용섭 의원, 전갑길 광산구청장 등이 뛰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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