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이 방영되었던 때, 단막극을 보던 아내는 가끔씩 나에게
단막극의 제목이 무엇이냐를 묻곤 하였었다.
신문에 나와 있는 제목을 말하여 주면 아내는, 그렇다면
오늘 단막극의 스토리는 이러 이렇게 전개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하였고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내의 이야기대로 스토리가 전개되었다.
제목, 그것은 아주 중요한 열쇠이다.
제목에는 대부분 그 글 전체의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책 쓰는 사람은, 아니
예술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목 붙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소나기'는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올 때에는 아주 진하게 오는 것
소년과 소녀의 사랑 역시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사라진 짧지만 대단히 굵은 사랑.
염상섭의 소설 "두 파산"
파산(破産), 가진 것 모두를 깨뜨려버림
두 사람 모두가, 또는 두 가지 모두가, 물질적 정신적으로 파산한 두 여인의 삶
물질적 정신적으로 인간을 파산시키는 광복 후 혼란한 사회상을 그린 소설.
이름이나 제목은 그 내용과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이름이나 제목을 붙여 본 사람은 알 수 있다.
이름이나 제목 붙이기가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은 이름 붙이기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면서 고민한다는 사실을.
주제나 핵심을 반영하는 제목이나 이름을 붙이기 위해 엄청 고민한다는 사실을.
이름이나 제목을 연구하면 내용의 핵심을 알 수 있다는 증거이다.
이름이나 제목은 아무렇게나 붙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이나 제목은 내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름이나 제목을 가지고 연구하면 핵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서두르지 말고 이름과 제목을 음미하고
여유를 가지고 단어의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한다면
공부는 분명히 재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심장박동, 그 규칙적인 리듬의 레퀴엠(장송곡)"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심장박동이 규칙적이면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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