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의 실체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우건설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이 매각자문사인 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 참여가 좋은 대안"
3일 김욱동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산은PEF와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전략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그룹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32%)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 39%를 전량 인수하는 게 바람직한 매각 방안"이라며 "금호 측은 산은PEF에서 인수한 가격과 풋백옵션 행사가격(3만1500원)의 차액에 대해 FI들에게 보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서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우리사주조합에서 최소 2000억 원 정도는 충분히 마련 가능하다"며 "우리사주조합이 대우건설 지분 5%가량을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는 바로 대우건설의 임직원"이라며 "대우건설 임직원을 제외하고 금호와 산은, FI 등만이 참여하는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주장과 달리 금호 측은 지분 부분매각, 풋백옵션 연장 등의 차선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매각 가격 부담 등의 이유로 자베즈파트너스 등 우선 인수협상대상자들에 제 때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오래 전부터 "자베즈파트너스는 금호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력한 대우건설 인수후보자로 떠오른 자베즈파트너스의 경우 아부다비투자청 등 해외에서 투자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상이몽
금융권과 금호 측에 따르면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초 이번 달 15일까지로 결정됐던 풋백옵션 행사 연기를 FI 측에 요청하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 인수 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 미만일 경우 이 가격에 FI 측이 인수한 지분을 되사주기로 한 바 있다.
금호의 옵션 행사 연기 제안은 FI에도 딱히 불만족스럽지 않다. 현실적으로 채권 회수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만큼, 시간을 더 주는 게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호 측은 또,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산업이 소유한 대우건설 지분 18.64%를 FI에 양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I는 옵션권리를 포기하는 조건이다. 사실상 4조 원에 달하는 풋백옵션과 대우건설 지분 일부를 맞바꾸자는 제안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노조는 "제안 방식이 어떻든 결국 대우건설의 새주인으로 투기자본을 고려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금호아시아나가 비싼 매각가격(자베즈파트너스의 제안가격은 주당 2만2000원)에 지분을 매각하려는 고집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했다.
노조는 또 "매각 후에도 대우건설 경영권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지분 일부만 매각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에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금호 측 관계자는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이를 살 곳이 있느냐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매각 가격만 낮추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