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성순 의원이 2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2010년 지방선거 레이스 개시를 알렸다. 공식적으로는 김 의원이 첫 출마 선언이지만 자천·타천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만 여야를 아울러 20여 명에 이른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핵심이어서 여야의 경쟁은 불꽃이 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 행정에 '시장'만 있고 '시민'이 없다"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격조 높은 서민도시'. '시민이 강한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구청장 5번'과 같은 행정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부각시키는 한편, '강남벨트'(송파)에서 민주당 후보로 두 번의 민선 구청장 및 국회의원에 당선된 점을 들어 "중도개혁주의를 지향하며 이념보다는 실용을 중시해 중간표와 개혁을 바라는 보수층의 표를 폭 넓게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이강래 원내대표, 박지원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박병석, 홍재형, 김희철, 박기춘, 이석현, 김진표, 변재일, 김유정, 이시종, 김성곤, 신낙균, 김상희, 김영록 의원 등 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 외에도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여성 정치인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김한길, 신계륜, 이계안 전 의원 등도 꾸준히 서울시장 후보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계안 전 의원은 이미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행보를 공식화한 상태다.
항상 '인물난'에 시달렸던 민주당은 후보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다른 당보다 먼저, 더 많은 이목을 끄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최규식 의원은 "여야를 통털어 처음으로 내년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언을 했다"며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민주당의 자신감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이와 같이 '먼저 치고 나온' 데에는 민주당 밖 야권 후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일찌감치 서울시장 도전을 기정사실화 했고, 국민참여당도 천호선 상임부위원장, 유시민 전 장관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박원순 변호사도 꾸준히 이름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는 다른 지역에 비해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는 인근 인천과 경기도, 넓게는 충청권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동부 라인(영남+강원)은 한나라당에 밀려도 서부 라인(수도권+충청+호남) 석권을 위해서는 서울시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18대 국회 들어 치러진 두 번의 재보궐선거에서 수도권 연패를 기록한 한나라당도 서울시장 선거는 결코 놓칠 수 없다. 오세훈 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희룡, 홍준표, 정두언, 공성진 의원 등이 자천·타천 서울시장 후보군이다.
하지만 유력 후보를 점치기에는 이르다. 아직 선거가 6개월 이상 남은 점도 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에 '오세훈 카드'를 꺼내 반전에 성공했 듯이 변수가 적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결과도 예단하기 어려운 게 서울시장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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