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치러지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배기선, 김한길 의원은 20일 안민석 김재윤 이상경 이상민 의원 등 20여 명의 초선 의원들이 주도한 토론회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배기선 "올해는 내가, 내년에 김한길 의원이"**
본격적인 토론에 앞선 각 후보 정견 발표 시간부터 양측의 신경전은 가열됐다. 배 의원은 자신의 최근 트레이드 마크인 '통합과 희생'을, 김 의원은 '능력과 승부욕'을 강조했다.
배 의원은 "지난 7개월 동안 사무총장을 하면서 열심히 당 살림살이만 하다가 뒤늦게 원내대표에 나와서 사실상 의원님들을 일일이 다 뵙고 여러 좋은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다"며 발 빠르게 경선을 준비해 온 김 의원을 겨냥했다.
배 의원은 "나는 허물도 많고 부족하지만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열과 성을 다했고 당이 요구하는 것이면 어떤 것도 다 감내했다"면서 "민주당 시절에는 자민련도 마다치 않고 다녀왔다"고 희생정신도 강조했다.
"금년에는 배기선이 이기고 내년에는 김한길이 이기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자"는 말로 배 의원은 정견발표를 마무리했다.
***김한길 "뭔가 해내고 싶으면 내가 나을 것"**
김한길 의원은 화려한 언변으로 응수했다. 그는 "가슴 속에 끓는 것, 울분이 넘치고 우리가 이렇게 구차하게 정치 하자고 했던가 싶어 나왔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그는 "배 의원은 따뜻함과 인간적 배려가 넘치는 덕장"이라고 한껏 치켜세웠지만 "나는 평소에 사람관계에 기대지 않고 일로 승부를 보자는 심정으로 살았기 때문에 따뜻함이 부족하고 선거마다 야전사령관 노릇을 해 인간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능력'과 '추진력'을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내가 당선되면 당직자들이나 의원 모두 고달파질 것이지만 뭔가 보여주고 해내고 싶으면 김한길이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빙'의 접전 양상…주말 선거전이 관건**
그 뒤 토론은 비공개로 전환돼 약 2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토론회를 주도한 김재윤 의원은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잘 진행됐다"고만 전했다.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 왔음에도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형상으로는 '반(反)김한길' 구도가 상당히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뇌물 수수 혐의로 배 의원이 재판중이라는 점이 적지 않은 변수로 등장해 '박빙'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무계파 의원들의 표심의 향배, 주말과 휴일 물밑에서 진행될 양측의 '표 모으기', 선거 당일 후보자 연설 등이 최종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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