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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짱' 정세균-'남자 박근혜'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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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짱' 정세균-'남자 박근혜' 손학규

[10.28 재보선] 승리한 베팅…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민주당이 10.28 재보궐 선거에서 5개 선거구 중 '중부권 세 곳'을 석권하며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정세균 대표 체제는 다음 선거인 2010년 지방선거까지 순항할 전망이다. 또한 손학규 전 대표도 수원 장안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에 대해 "안산-충북은 정세균 선거, 수원은 손학규 선거, 양산은 친노 선거"라고 회자됐다. 양산에서 석패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고, 정세균, 손학규 두 리더가 책임진 중부 선거에서 동반 승리를 했다.

시간을 번 정세균…'정세균 플랜' 본격 시동

특히 정세균 대표에게는 이번 선거 결과가 남다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전주 갈등'으로 미리 구상한 선거 구도를 짜는데 실패한 것은 물론, 호남 참패의 쓴 맛을 봤다. 그러나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시흥 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체면을 차려 '운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미디어법 직권상정, 장외 투쟁 등 숨돌릴 틈 없이 10.28 재보선까지 내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작년부터 연기돼 오던 '뉴민주당 플랜'은 또 다시 연기가 됐고, 당 혁신 작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차례 고비였던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손학규-김근태 동반 출마 구상이 헝클어지며 선거를 개시했지만, 승리를 바탕으로 정 대표가 뉴민주당 플랜을 비롯해 당 체질 개선에 나설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다. 지방선거 구상의 주도권을 쥘 기회도 얻었다.

한 측근 재선 의원은 "그동안 무엇 좀 하려면 큰 사건이 터졌다"며 "사건 자체가 정 대표가 외면할 사안도 아니었지만 정 대표 스타일이 워낙 꼼꼼해 몰두하다 보니 당 개혁 문제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이 민주당 쇄신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선거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비주류 세력의 목소리도 상대적으로 작게 들릴 수밖에 없다.


▲ 수원 장안에서 이찬열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와 정세균 대표. ⓒ연삽뉴스

"또 진통제"…단일화 실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정 대표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바로 '민주개혁진영 단일화 실패'다.

단일화 협상이 최종 단계까지 진행되다 무산된 안산 상록을에서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여유있게 승리하기는 했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태도는 단일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 많았다.

정세균 대표 스스로가 이번 선거에 대해 '민주개혁진영 단일화' 의미를 부여했지만, 단일화 진통 국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단일화 무산의 원인이 어디에 있건 민주진영 리더로서의 존재감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점은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에 비주류 쪽에서는 "이번 승리가 또 다시 진통제가 돼 민주당에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스스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적이 없고, '반MB 정서'에 기대 거둔 승리로 인해 작은 승리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정배 의원은 28일 한 대학 강연에서 "5년째 한나라당 절반 이하인 지지율보다 더 심각한 위기는 위기상황이 장기간 일상화·만성화하다 보니 민주당 전체가 위기 불감증에 걸려 있다는 점"이라며 "5년 넘게 앓아온 중병이 그 때 그 때 진통제만 먹는다고 나을 리 없다"고 '대수술'을 촉구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아쉬운 대목을 단일화 실패라고 지적한 천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의 후보자 절반 이상을 당 밖 인사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배당 베팅 성공한 손학규

민주당에서 이번 선거의 최대 승리자는 오히려 손학규 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산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지역이었고, 후보도 나름 득표력이 있었다. 충북 4군도 충북 민주당 강세에 김종률 전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 정범구 후보가 인지도가 제법 됐다는 점 등의 프리미엄을 안고 싸운 곳이다.

이에 비해 수원 장안은 후보 인지도가 한나라당에 비해 열세인 채로 시작해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한나라당 지도부는 중부권에서 한 곳이라도 얻기 위해 수원 장안에 올인하다시피한 상황에서 얻은 승리다.

당초 손학규 전 대표가 직접 출마 종용을 뿌리치고 선거지원에 나섰을 때 측근들은 "베팅을 너무 크게 한 것 같다"고 걱정했었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모든 책임을 손 전 대표가 떠 안게 될 것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현 지역구를 버리지 않았고, 후배의 선거에 월셋방을 잡고 한 달여를 기거하며 자신의 선거처럼 뛰어 승리를 일궈냈다. 의리를 아는 지도자라는 명분은 물론 열세 선거구 승장이라는 실리를 모두 챙기게 됐다. 특히 4월 재보선에서 당의 만류를 뿌리치고 직접 선거에 나선 정동영 의원과 대비돼 정치적 무게감이 돋보이게 됐다. 일각에선 손 전 대표가 이번의 '역전승'을 발판삼아 '민주당의 박근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정부에서 선거 때마다 연승을 이끈 박 전 대표의 대중성과 대비한 평가다.

손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손 전 대표가 당장 정치 일선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춘천으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오랜 칩거로 인해 그의 존재감에 대해 반신반의 하던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만으로도 큰 전리품을 챙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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