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전 복지부 장관 간의 난타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당권파 책임론', '정체성 논쟁' 등을 둘러싼 동어반복이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말로만 '개혁'하냐…난 몸으로 실천"**
16일 울산을 찾은 정 전 장관은 지방 선거 출마예상자를 비롯한 시당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실용이냐 개혁이냐는 논쟁이 나오는데, 말로 하는 편가르기는 당을 망치는 것"이라고 김 전 장관을 겨냥했다.
정 전 장관은 "창당 이후 세 번째 전당대회가 열린다"면서 "(내가 승리한) 첫 전당대회로 당이 살아났는데 '난닝구다 빽바지다'하는 공허한 논쟁이 붙은 두 번째 전당대회로 당이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데 또 그런 논쟁으로 표를 얻자는 사람이 있다"며 "실용 개혁 논쟁은 아무 짝에도 쓸데없이 당 내부를 무너뜨리는 것이고 내부를 향해 총을 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장관은 김두관, 김혁규, 김영춘, 임종석 등 당권주자와 함께 김근태 전 장관을 거명하며 "당의 훌륭한 자산들이고 전당대회에서 상채기가 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이날의 발언은 결국 김 전 장관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이 해바라기처럼 표만 쫒아 다닌 지난 2년간 자부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이른바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살아 온 지난 2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땅에 묻어야 한다"고 정 전 장관 진영을 향해 날을 세웠었다.
정 전 장관은 한발 나아가 "내가 몸으로 개혁한 실천은 제일 선두"라면서 "민주당을 쇄신하는 정풍운동 당시 말로 한 사람은 있었으나 행동은 정동영이었고, 신당을 창당 할 때도 우물쭈물한 사람은 있었지만 나는 몸을 던졌다"면서 민주당과의 분당 당시 가장 마지막으로 결합한 김 전 장관의 과거를 들췄다.
***"우리당-민주당의 정체성은 같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노선투쟁이고 이념논쟁"이라며 "전 세계 어디에도 사람을 이분법으로 가르는 나라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스스로 실용개혁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당권파 책임론에 대해서도 정 전 장관은 "DJ는 79석 짜리 당으로도 한국정치를 주름잡았는데 우리는 144석 여당으로 빌빌거리고 있다"며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소통의 문제"라고 당의 위기 원인을 진단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16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당권파 책임론을 '선동정치'라고 하는 것은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정 전 장관은 "2007년 대선은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그리고 수구가 연합하는 총궐기"라며 "거기에 맞서려면 우리당과 미래세력, 평화세력이 미래로 가기 위한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통합론을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당, 새정치국민회의, 민주당의 정체성은 같다"라며 "당의장이 되면 미래로 가기 위한 연대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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